문장웹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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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 윤석정 멘토와 김가은 멘티의 만남
작가소개 / 윤석정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오페라 미용실』이 있다. 당신과 음유시인들의 문화예술창작집단 트루베르크리에이티브 대표이다. 《문장웹진 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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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골목 서정, 뼈의 기록
골목 서정, 뼈의 기록 - 윤석정, 『오페라 미용실』 (민음사, 2009) 김영희 19세기 파리의 거리에는 자본주의의 모나드로서의 ‘만보객’과 ‘창녀’가 있었다. 이를 윤석정 식으로 말해보면, 21세기 서울의 ‘골목에는’ 쪽방 두어 평에서 탈출해 골목을 어슬렁거리는 사내(「골목들」)와 골목 벽에 기대어 헛웃음을 파는 여자(「파리」)가 있다. 골목 벽에 지린내를 흘리는 사내, “줄무늬 팬티를 즐겨 입는 여자”는 ‘골목의’ 만보객이고 창녀이다. 윤석정의 시에서 만보객과 창녀가 도시의 거리가 아닌 동네의 골목에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시인의 시선은 거대한 상품 전시장으로서의 도시와 인간관계가 상품관계로 치환되는 거리가 아닌, 저녁밥을 안친 엄마가 아이들을 부르고 일당과 맞바꾼 돼지고기로 삼겹살을 구워먹는 후미진 골목(「자목련이 활짝」)의 풍경을 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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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꽃의 시말서
꽃의 시말서 윤석정 그간 잘 지냈죠 먼저 와서 기다렸어요 생을 마감하는 날에 쓴 시, 더는 퇴고할 수 없는 시를 생각했어요 아무도 모르게 찬연하다가 시들시들하다가 말라비틀어지겠죠 끝끝내 바람에 부서지고 흩날리겠죠 저는 피고 지고 해요 마감 없이 반복하는 생각, 낡아버린 생각을 잇다가 여기 태어나 처음 든 생각에 가닿아요 자주 계절을 잊어버려요 아아 계절을 기다렸어요 도무지 알 수 없는 처음과 끝처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운 시처럼 가만가만 눈이 내려요 바람이 얼어 가는 저를 흔들어요 잘 지내요 먼저 가서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