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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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달면 삼키고 쓰면 글이다] 1화 : 자하문로, 이상과 윤동주.
자하문로, 이상과 윤동주. 자하문로 7길 한파가 들이닥친 12월 말, 우리는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만나 서촌 거리를 걸었다. 서촌은 편안한 공간이다. 배고픈 작가들이 한 끼 때울 수 있는 밥집과 그들이 글을 쓸 법한 카페가 도처에 있고, 조금만 빠지면 바로 누군가의 생활공간인 주택과 빌라가 나온다. 거주지에 밀접한 상권이나 규모가 거대하거나 화려하진 않다. 그 소박한 맛에 사람들은 서촌을 찾는 것이리라. 자하문로 7길. 우리는 고즈넉한 오르막길에서 두 시인의 흔적을 줍고자 했다. 이상과 윤동주. 이상의 집을 둘러보고 윤동주가 하숙하던 집 문을 두드린 뒤 윤동주 문학관에 죽치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로 일정을 짰다. 아쉽게도 월요일인 당시에 윤동주 문학관은 휴무라 동선을 좁힐 수밖에 없었다. 이상의 집 샛길로 빠지지 않고 잘 직진하다 보면 이상의 집이 나온다. 그곳은 우리의 예상보다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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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기획탐방] 윤동주를 읽는 시간
기자단) 윤동주를 읽는 시간 - 윤동주 문학관 & 시인의 언덕 - 요즘 ‘세상 살기 힘들다는 말, 세상 참 각박하다’는 소리가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힘겨운 나날 속에서도 우리는 여유를 찾으며 행복을 느끼고 싶어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요즘 유행한다는 ‘힐링’이 아닐까. 백지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를 쥐고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을 써내려간 시인 윤동주. 봄 햇살만큼 가슴이 따뜻한 윤동주 문학관을 올 봄, 힐링의 장소로 추천한다. 윤동주 문학관은 본래 1974년부터 2009년까지 청운동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한 수도가압장 건물이다. 수명이 끝난 뒤 방치되다가 지난해 7월 ‘윤동주 문학관’으로 탈바꿈됐다. 그 웅장한 깊이만큼이나 볼거리가 풍부한 문학관 내부는 총 3개의 전시실로 문학관이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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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죽은 시인의 하이웨이
“윤동주 스타일은 아니시네. 그래서 그게 윤동주 일기인 걸 알았다는 거죠?” “엄청 울었대요.” 내가 미간을 찌푸리자, 후배는 좀 더 자세히 설명했다. “자꾸 반복되는 구절이 있어 검색해 봤고, 그래서 윤동주 시인 일기라는 걸 알았다고 해요. 사실 윤동주라는 이름을 보고도 누군지 바로 기억난 건 아니래요. 시나 소설 같은 건 손에서 놓은 지 너무 오래됐고, 어렸을 적에 학교에서 배운 게 바로 떠오르지도 않았으니까요.” “청소 일 하는 분이라고 했죠?” “네, 윤동주 시를 인터넷에서 읽고 엉엉 울었대요. 너무 많은 걸 잊고 산 거 같아서.” 이어지는 후배 이야기를 나는 점차 넋을 잃고 듣게 되었다. 그 사람은 윤동주 일기 실물을 줄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전체 사본도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래서 선생님이 이메일로 질문하면 관련 부분만 사진으로 찍어 보여 주며 대화를 나누는 식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