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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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독자모임 - 소설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정홍수 : 마지막으로 윤고은 씨의 「우리의 맥놀이」입니다. 맥놀이가 무슨 말인가 해서 찾아보니, ‘주파수의 차이가 다른 두 개의 파동이 간섭을 일으켜서 합성파가 이뤄지는 현상’이라고 하네요. 이 소설에 나오는 공진 현상과 반대에 놓이는 개념이겠군요. 공진은 물체들의 고유 진동수가 겹치는 순간 에너지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군인들이 발 맞춰 행군할 때 다리가 무너지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그런 예라고 소설에 나옵니다. 말하자면 공진의 충격을 완충시키는 것이 맥놀이인 셈이죠. 윤고은 씨의 소설은 이 두 과학의 개념을 지금 우리네 삶을 설명하고 은유하는 적절한 상상력으로 전환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은 윤고은 씨 소설의 특장이기도 하죠. 위트도 넘치고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땠나요. 이영순 : ‘공진’과 ‘맥놀이’를 연결하면서 통근버스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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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수 : 마지막으로 윤고은 씨의 「우리의 맥놀이」입니다. 맥놀이가 무슨 말인가 해서 찾아보니, ‘주파수의 차이가 다른 두 개의 파동이 간섭을 일으켜서 합성파가 이뤄지는 현상’이라고 하네요. 이 소설에 나오는 공진 현상과 반대에 놓이는 개념이겠군요. 공진은 물체들의 고유 진동수가 겹치는 순간 에너지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군인들이 발 맞춰 행군할 때 다리가 무너지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그런 예라고 소설에 나옵니다. 말하자면 공진의 충격을 완충시키는 것이 맥놀이인 셈이죠. 윤고은 씨의 소설은 이 두 과학의 개념을 지금 우리네 삶을 설명하고 은유하는 적절한 상상력으로 전환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은 윤고은 씨 소설의 특장이기도 하죠. 위트도 넘치고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땠나요. 이영순 : ‘공진’과 ‘맥놀이’를 연결하면서 통근버스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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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10>삶, 기억과 망각의 이중주
*사진 위는 문장 웹진에 실린 윤고은 단편소설 <타임캡슐>의 표지 그림* 우리의 기억은 불완전합니다. 아니, 불완전한 채로 완전합니다. 기억은 과거의 사실을 그대로를 재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프로이트의 ‘꿈-작업’이 그러하듯이, 우리의 기억은 항상 과거를 재구성하면서 현재화하는 창작의 과정입니다. 기억이 결코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는 것, 작가는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 타임캡슐에 공 CD 한 장을 슬쩍 끼워 넣습니다. 손상된 영상물의 복원을 맡은 ‘나’는 수장품 목록에도 없는 CD 한 장을 발견합니다. ‘목록’이 과거의 재현에 해당한다면, 목록에 존재하지 않는 CD는 기억의 불완전함을 의미합니다. “이름은 없고 실체는 있는 수장품”, 이것이 바로 우리의 기억이 아닐까요. “들어가지 말았어야 할 물품, 필요하지 않았던 물품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이 소설에서 공 CD는 우리가 1994년을 의심하게 만드는 매개물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