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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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초원 그리기
초원 그리기 유이우 손에 쥔 나뭇잎 때문에 비어 있는 코끼리 색깔 나무들은 왜 다 쏟아지려 하고 온 팔에 힘을 빼듯 코끼리는 코를 늘어뜨리고 따뜻한 물처럼 생각하다 보면 차가 바퀴를 서서히 이해하는 것처럼 코끼리 나아가서 온 팔에 힘을 빼고 코를 늘어뜨리고 뿌연 것들을 잡아당길 수 있다면 저 코를 잡아당겨 볼 수 있다면 마침내 나뭇잎을 밀어 보는 코끼리 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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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공허
공허 유이우 느린 버릇이 대각선으로 형태를 찾아서 조명이 켜지기 전에 단서를 향해 먼저 기쁘네 테두리를 끊어 봐 새어 나가게 빛이 자꾸 빨라져 느린 벽지를 텅텅 울리고 식물은 기울어 조금씩 마모되고 사냥을 아껴 가면서 도착한 잎사귀 잎사귀 힘 없는 날개를 갖고 싶어서 강낭콩은 빠르게 날지 않고 스스로를 세듯이 시선을 두는 버릇이 없어질 때까지 식탁 아래로 텅 비어 있는 형태에 손을 넣어도 초대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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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비극성
비극성 유이우 나비가 복도를 흔들고 갔다 나비가 복도를 데리고 떠나지 않았다 긴긴 마음이 창밖까지 이어진다 오후 속에 피가 돌고 잃어버린 나비는 계절을 찾아서 아무 꽃 위에 마구 피어나 꽃과 같아질 것 복도로는 들어가지 말 것 복도가 울려 퍼지며 나비에게로 가는 듯 점점 더 길어지다가 벽에 부딪쳐 운다 비틀거리며 방으로 빨려 들어간다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복도는 조금 더 문의 바깥쪽으로 달려가고 싶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