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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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골목 서정, 뼈의 기록
물론 시인이 느끼는 현기증은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떠는 “현란을 극한 정오” 거리에서 느끼는(『날개』) 피로감만큼 ‘전면적’이지 않으며, 시인이 앓는 치통은 비도덕적 사회에서 도덕적 개인이 느끼는(『오발탄』) 고통처럼 ‘상징적’이지 않다. 시인이 겪는 통증이란 어쩌면 부분적인 것이고, 다만 경험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 통증이 얼마간의 쓸쓸한 여운을 남기는 것은, 그것이 ‘독기 잃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과 일정 부분 겹쳐지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김수영이 1950년대 거리를 걸으면서 목도했던, “돈을 버는 거리의 부인”(「거리2」)이 지닌 ‘독기’에는 변화 가능한 미래에 대한 낙관이 내장되어 있었다. 이것은 산보객으로서의 시인이 설움 속에서도 끝내, 쾌활할 수 있는 이유였다. 하지만 윤석정이 더듬거리는 2000년대의 도시에서, 사람들은 방향을 잃고 흐물흐물 거리를 횡단하는 “안개들”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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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기획인터뷰]문장의 소리는 포용력 있는 문학라디오, 내구성이나 품이 넓다고 할까
이 날은 이범선 작가의 1959년 작 ‘오발탄’ 제2막 중 ‘철호의 어머니’ 대사 레벨을 조절하는 중이었다. “난 모르겠다. 암만 해도 난 모르겠다. 삼팔선. 그래 거기에다 하늘에 꾹 닿도록 담을 쌓았단 말이냐? 어쨌단 말이냐? 제 고장으로 제가 간다는데 그래 막는 놈이 대체 누구란 말이야? 이게 어디 사람 사는 게냐?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명작극장’은 문장의 소리에서 올해 새롭게 선보여, 1920년부터 2000년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이나 희곡을 배우들이 읽어주는 코너다. 김경주 시인이 기획, 박성석 연출가가 각색과 연출, 허희 문학평론가가 진행과 내레이션을 맡았다. 녹음실에서 ‘명작극장’ 사운드 믹싱이 이뤄지던 오후 4시경, 정지향 소설가, 김경주 시인, 김민정 시인 등 제작진들이 차례대로 도착했고, (5월 출연진) 심상대 소설가, 박근혜 가수 등 출연자의 녹음이 진행되던 중, 짤막히 인터뷰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