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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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함께 읽을래]『 사랑이 채우다 』를 읽기 위한 몇 가지 열쇳말
연작 소설 『사랑이 채우다 』는 연작 장편소설입니다. 연작 소설이란 말 그대로 개별 작품을 완결된 것으로 보고 독자적으로 읽을 수도 있고, 인물 - 이야기 - 배경 - 주제 가운데 특정 요소를 공유하는 일련의 작품들로 구성돼 있기에 전체 이야기를 연속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연작 소설을 이루는 개별 작품마다 이야기는 물론, 간혹 인물이나 배경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심윤경 작가는『 사랑이 달리다 』(2012, 문학동네)에 이어 『사랑이 채우다 』에서도 설정은 전부 그대로 두고 ‘이어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작가가 할 말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혹은,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전편에서 등장한 인물들과 이야기에 그만큼 애착을, 또는 깊은 애증의 감정을 가진 것이라고. 작가는 실제로 『작가의 말』에서 어느 독자가 제기한 『 사랑이 달리다 』에 대한 불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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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철 6
중대장이 한 말이래요 그 말을 수없이 되풀이했어요 아버지를 이끌고 이 도시를 멸망케 한 말이죠 망자들은 더 이상 망가질 게 없어서 천국에서 산다 이미 찢어진 것들은 다시 찢어지지 않는다 길고 긴 아침이 올 것이다 영웅의 눈 코 입은 썩지 않는다 이 세계의 피가 다 빠져나갈 때까지 콘크리트에 박혀 있을 것이다 고단한 몸을 처음 내린 자리에 미래의 폐허를 세워 두려고 *〈철〉 연작 1-6편은 나미나의 전시 〈Sun Cruises〉에 협업하기 위해 쓴 시이다. * 본 작품은 2019 청년예술가 생애 첫 지원사업에 선정된 작가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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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필경 54년, 큰 문학―이호철의 문학 세계
연작, 1971―1974)으로 삼은 바 있는데, 이는 자신의 문학이 주변인의 문학이고 이단자의 문학이라는 작가적 자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들 중심에서 소외된 주변인의 국외자적 현실과 비판적 작가 의식이 결합하여 강렬한 현실 비판의 세계를 이루는데, 주목되는 것은 이들이 자기반성의 정신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시민』 분석을 통해 살폈듯, 이호철 문학의 한 특성은 주관적 단정과 멀리 떨어진 객관성의 세계라는 점인데, 이호철 문학의 이 같은 탈주관적 객관성은 자기반성의 정신과도 깊이 관련되어 있다. 장편 『문』(1988), 단편 ?부시장 부임지로 안 가다?(1965) 두 편을 통해 검토해 보기로 한다. 『문』은 단편으로 발표(1976)했다가 장편화한 작품이다. 작가에 의하면 1974년의 이른바 <문인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옥살이한 실제 체험을 담아낸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