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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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오웰의 『1984년』을 통해서 본 ‘사회공학’의 의미
혹은 이러한 근원적 욕구의 강탈을 통해 인간적 사회를 비인간적 사회로 만들 역동성을 인간 본성은 갖고 있는가? 여기에서 세 작가들은 오늘날 많은 사회 과학자들이 견지하고 있는 심리적 상대주의라는 단순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세 작가들은 인간의 본성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간에게 본질적 자질 같은 것은 없다는, 그래서 인간은 주어진 어떤 사회에서라도 교범적으로 맞추어 살 수 있는 흰 종이와 같은 것에 불과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이들은 인간은 사랑과 정의, 진리와 연대성을 향한 치열한 정열을 지니고 있다고 전제하고 있는데, 바로 이점에서 사회과학자들과 전혀 다른 것이다. 이들은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들이 소설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인공적) 수단들로 인간 본성의 힘과 치열성을 오히려 강조한다. 자미아틴의 『우리』에서는 인간 본성에서 인간적 욕구를 제거하기 위해 뇌엽 절제와 같은 뇌수술이 필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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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거대한 존재들의 무한한 경탄
지우개 머리 2 세상에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고 하지만 지난주 한 학생의 질문은 너무 어리석어서, 나는 그의 머리에 지우개를 던져야 했다. 다행히 지우개는 펠트 면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지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다른 학생들이 분노했을 거라 예상하겠지만 그들은 몰래 책상 아래 핸드폰을 보고 있었으므로 수업은 평소처럼 아무 일 없이 진행되었다. 수업이 끝나고 어리석은 질문을 한 학생이 나에게 왔다. 그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바보 같은 질문을 준비해 왔다. 가설: 인간의 인내심의 한계는 극도로 어리석은 질문으로 깨질 수 있을까? 네, 그래요. 그건 인내심의 한계를 깬다. 이 실험의 예상치 못한 결과: 나는 어리석은 척하는 학생들은 존나 악당이라는 걸 배웠다. 또 다른 예상치 못한 결과: 악당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든, 그들은 C보다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다. 의견 없음 “넌 어떻게 생각해?” 나는 학생에게 묻는다. 침묵만 흐른다. “다른 의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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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하근찬 단편소설 다시 읽기
그것이 비록 어리석은 저항일지라도 비애감을 자아내게 한다. 그의 행위는 일시적이고, 거대한 구조적 폭력에 무기력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그만 용기’를 통해 비극의 진상을 확인할 수 있고, 더불어 숙명으로 간주되던 것이 실제로는 구조적 폭력의 강요에 의한 것임이 드러난다. 배설과 카타르시스 눈길을 끄는 것은 하근찬의 초기 소설은 유독 소변을 보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물론 소변보는 장면이 술을 마신 후에 이뤄지는 것이고, 술을 마시게 되는 동기는 외부적 고난에 대한 반응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소변을 보는 행위는 배설을 통한 카타르시스와도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