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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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상실의 형식(2)
그러나 가문의 선조들로부터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의무는 그가 원치 않더라도 그를 향해 이어졌다. 4) 신종원, 습지 장례법』, 문학과지성사, 2022, 203쪽. 이 글에서 인용하는 신종원의 소설들은 다음과 같다. 「보이스 디펜더」(『전자 시대의 아리아』, 문학과지성사, 2021), 「고스트 프리퀀시」(『고스트 프리퀀시』, 자음과모음, 2021). 이후 인용 시 괄호 안에 제목과 쪽수만 표기한다. 5) 이소, 「전자 시대의 교향곡」, 전자 시대의 아리아』, 문학과지성사, 2021, 287쪽. 이 늙은이는 다른 건 잘 모릅니다. 도련님 말대로 늪은 이제 나라에서 관리하고 있지요. 하지만 아직 이 집안의 어르신들은 저 밑에 잠들어 계시지 않습니까. 늪이 이대로 죽은 것이라면, 도련님은 상주로서 마땅히 장례를 지내 주어야 합니다. 그건 공무원들이 할일이 아니고, 도련님이 해야 할 일이에요. 도련님이 할일을 하는 동안 늪지기는 늪지기가 할일을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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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부재하거나 사라졌거나 영원한 – 역사와 사물의 큐레이터
〈역사와 사물의 큐레이터展 : 박민정, 신종원, 정지돈, 한정현〉 (……중략……) 정지돈과 한정현은 둘 다 해방 전후 시기를 다루고 있고 문서화 된 자료를 선별하고 배치하는 데 탁월한 감각이 있지만, 큐레이터로서의 정체성은 다소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다수의 시간성을 탐구하기 위해 문서고를 뒤지지만 정지돈이 우발성과 불능의 감각에 집중하는 잠정적-산책자의 모습을 보인다면, 한정현은 필연성과 가능성을 발굴하는 항구적-연구자의 모습을 보인다. 박민정과 한정현은 여성과 퀴어를 비롯한 소수자들이 처한 폭력의 구조를 규명하기 위해 역사적 사료를 발굴하는 데 집중한다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지만, 한정현이 낙관적인 미래를 상상하고 대안적 서사를 그리는 데 골몰한다면 박민정은 비관과 절망으로까지 보일 정도의 강력한 화력을 비판의 기획에 집중하는 냉철한 운동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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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 신종원 단편소설 「전자 시대의 아리아」로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문장웹진 2020년 0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