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문장(0)
글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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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소설 스노우볼
“앗, 여기 집 근처 스터디카페.”“도착하면 전화함.”“나 외로우니까 빨리 와야 한다?” 나는 더 길어질 것 같은 헛소리를 무시하며 집 안의 모든 창문을 닫았다. 혹시 빗줄기가 더 굵어져 들이치면 후에 굉장히 귀찮아지리라. 간단히 겉옷을 걸치고 신발을 구겨 신었다. 신발은 하도 구겨 신어서 그런지 저항감 없이 부드럽게 발을 받아들였다. 나는 발뒤꿈치에서 느껴지는 딱딱함에 눈살을 찟뿌렸다 “신발 새로 하나 사야겠네….” 사시사철 신발 하나로 다니고 신발을 다루는 것도 그리 친절하진 않은 편이라 금방 낡았다. 대충 구겨 신어버리는 버릇은 뒤꿈치부터 발목을 가볍게 감싸주는 쿠션을 쉽게 닳아버리게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버릇처럼 아무도 없는 집안에 인사를 내뱉고 나갔다. 비 오는 날 특유의 습함 때문인지 약간 짜증이 났다. 아직 흐릿하긴 했지만, 밖으로니 더 확실하게 물방울들이 보였다. 잿빛 하늘이 기껏 평온해지려던 기분을 망친 느낌이라 기분이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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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수필 연말 보고서
한 해 동안 꽃자리를 지속하며 성숙해져 보게. (0517)6월 22일차차 술은 끊었지만 그렇다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아무것도 하는 게 없으니까 정시로 대학 아무과나 갈까, 라는 마음으로 스터디카페 가서 인강 듣고 문제 풀고, 나중에는 가서 하루종일 넷플릭스랑 왓챠로 영화나 봤다. 가끔 작은 공모전에 글을 출품하기는 했지만, 공모전 시상보다는 쓴다는 행위 자체에만 의의를 둔 것이라, 공모전의 주제나 목적성과 타협을 전혀 보지 않고 써서 전할 소식은 따로 없었다. 스터디카페는 지정석에 8인실이라 가림막으로 가려져도 매일 얼굴 보는 멤버가 정해져 있었다. 내 옆에는 학교 끝나는 시간인 다섯시 쯤부터 와서 화장 고치다가 문제 조금 풀고 집 가는 여자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