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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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9월_에세이_밤] 밤의 메시지
밤의 메시지 송종원 밤은 불편하다. 무언가를 숨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상하다. 밤은 어둡지 않은가. 어둠은 무언가를 숨기기 좋은 장막이지 않은가. 하지만 어둠은 눈에 잘 보이는 대상만을 숨긴다.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은 어두울 때 오히려 더 환해진다. 이를테면 은근한 마음의 일렁임. 슬며시 생각이 나서 자꾸만 생각을 하다보면 도무지 왜 이렇게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는, 그런 존재로 향하는 마음의 움직임 같은 것. 밤은 그렇게 내 마음을 내가 놓아버리게 한다. 어쩌면 밤은 지구의 자전이 만드는 현상이 아니라 마음의 기능인지도 모른다. 낮 동안에도 밤은 있다. 한 순간 나선처럼 휘어진 시간이 당신의 몸을 휘감아 버릴 때 당신은 밤이 된다. 환한 밤. 환한 유년. 살아 있는 과거. 당신을 그토록 괴롭히던 누군가가 절실히 그리워지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은 밤의 속살에 깊숙이 박힌다. 아니 당신은 스스로 밤이 된다. 이상한 시간이 된다. ☆ 밤은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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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죽은 선생님의 사회에서 (1)
이러한 비평의 미달은 인용한 김승일의 시 해석에서도 발견된다는 점에서 그가 또 다른 지면(송종원, 「미래파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아니 무엇이었을 수 있었나 (1)」, 『문장 웹진』 11월호)에서 미래파의 작품이 “과소 의미화” 되었음을 지적하며 그 속에 담긴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현장에 대한 고민”을 짚는 시도는 유의미하게 여겨진다. 13) 한설, 「석양이······ 진다―맥크리의 시론, 또는 김승일의 시론」, 『창작과비평』 2017년 봄호, 509-510쪽. 14) 민경환, 「바로크 놀이터의 겨울」, 『문학과사회』 2018년 여름호, 430-431쪽. 15) 민경환, 같은 글, 430-4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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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미래파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아니 무엇이었을 수 있었나 (1)
어쩌면 노동의 자리와 무관한 고고한 아름다움 같은 것은 이 시가 갈아버리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2부에서 계속) 1) 김민정,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열림원, 2005, 19쪽 2)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회차(미래파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아니 무엇이었을 수 있었나 2)로 넘기려한다. 3) 김홍중·심보선, 「실재에의 열정에 대한 열정: 미래파의 시와 시학」, 《문화와 사회》 2008 봄/여름호, 129쪽. 4) 김행숙, 『사춘기』, 문학과 지성사, 2003, 118쪽. 5) 송종원, 「돌봄은 어떻게 문학이 되는가?」, 《창비》. 2022 여름호. 6) 권혁웅, 『미래파』, 문학과 지성사, 2005, 26쪽. 7) 김행숙, 앞의 책, 65-66쪽 8) 『사춘기』에 실린 이장욱의 해설에서 쓰인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