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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연극 에세이] 소소한 연극에세이
[연극 에세이] 소소한 연극에세이 - 프롤로그 정유정 ‘클릭’ 한 번이면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킨 영화나 TV드라마를 볼 수 있고, ‘터치’ 한 번이면 이동하면서도 실시간으로 웹 드라마를 볼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다. 그런데 연극을 보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격식을 갖춘 옷을 입고, 공연 시작 10분 전에 극장 안에 도착해서 지정된 자리에 앉아서 작품을 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평소에 연극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희곡을 읽고 오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요즘은 시설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소극장은 여전히 다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의자에 앉아 80분 이상의 드라마를 보기 위해 신체의 불편함도 감수해야만 한다. 연극이 가진 매력을 모르고, 공연관람 체험이 없다면 디지털에 익숙해진 세대들은 더 이상 연극을 보러 극장을 찾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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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소소한 연극에세이⑤]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이길
[소소한 연극에세이⑤]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이길 - 초연을 본 뒤 10년 만에 다시 마주한 연극 「춘천 거기」 정유정 (경기영상과학고등학교 교사) 참 반가우면서도 두려운 손님이 오시었습니다. 이리로 길이 나 있는지 나도 몰랐던 그 길로 오시었습니다. 오신 걸음걸음이 길을 찾아오시었는지 오신 걸음걸음이 길이 되었는지 나 알지 못하나 참 반가우면서도 두려운 손님이 오시었습니다. 희미한 예고도 없이 오신 손님 앞에 차려진 그 술상 위 첫 잔이 어찌나 단지 자꾸만 술잔을 비우고 맙니다. 반갑게 오신 손님이 날 울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라 손바닥만 한 두려움이 있지만 분명히 아는 것은 첫 잔의 달콤함에 술잔은 비워지고 비워진 술잔을 외면할 수 없음에 그렇게 채워져 결국 만취되어 두려움은 잊을 것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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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소소한 연극에세이①] 셰익스피어의 사랑, 그 다양한 감정들
[소소한 연극에세이①] 셰익스피어의 사랑, 그 다양한 감정들 - 소년, 소녀의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 청춘의 사랑 『한여름 밤의 꿈』 - 정유정 (경기영상과학고 교사) “사랑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거야. 그래서 날개 달린 큐피드를 장님으로 그려 놨지. 게다가 사랑 신의 마음은 판단력도 전혀 없어, 날개 있고 눈 없으니 무턱대고 서두르지. 그러니까 사랑을 어린애라 하잖아, 선택할 때 그 애는 너무 자주 속으니까. ” - (『한여름 밤의 꿈』 1막 234-239행) -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묻는 질문에는 주저하게 되지만, 싫어하는 계절을 물어오면 주저 없이 ‘겨울’이라고 답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추운 것을 무척 싫어하니까. 아무리 꽁꽁 싸매고 나가도 덜덜 떨리는 몸,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를 견뎌내는 것은 고통스럽다. 때로는 그 추위에 너무 서럽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겨울 방학’은 무척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