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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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기꺼이 저들의 계급적 욕망에 연루되리라
계급적 욕망의 재편, 거세된 욕망까지 욕망하기: 성해나 「소돔의 친밀한 혈육들」과 성혜령 「버섯 농장」 김애란과 비교할 때, 성해나의 「소돔의 친밀한 혈육들 성해나, 「소돔의 친밀한 혈육들」, 3) (이하 「소돔」)과 성혜령의 「버섯 농장」 성혜령, 「버섯 농장」,4)의 서사 속 인물들은 우선 계급적으로도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김애란의 소설에서 등장한 두 인물이 사회생활 경력이 어느 정도 있고 으레 상위 계급이 ‘교양’의 측면에서 어느 정도 상징자본의 권력을 ‘허용’받는 입장에 놓인 이들이라면, 성해나와 성혜령 서사의 인물은 그보다 더 노골적으로 계급차를 경험하는 이들이다. 먼저 「소돔」을 본다. 「홈 파티」에서 계급차가 교양을 위시하여 소프트한 방식의 연극에 동원되는 것으로 드러났다면, 「소돔」은 그보다는 훨씬 노골적이다. ‘나’는 친구 ‘오수’로부터 그의 “조부의 상수연”(175)을 촬영해주기를 요청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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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원경
원경 성혜령 건강검진을 12월 마지막 주까지 미루는 사람이 자기 말고도 이렇게 많으리라고 신오는 생각하지 못했다. 대기실의 긴 좌석 중간중간 빈자리가 있긴 했지만, 신오는 한구석에 서 있기로 했다. 초음파 검사실 앞 복도는 자기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헐렁한 가운에 느슨한 고무줄 바지를 입고 핸드폰을 보며 기다림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신오는 이들 중 내년에는 따뜻한 휴양지에서 연말을 보낼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했다. 혹은, 오늘 치명적인 암이나 뇌동맥류 같은 것들을 발견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인생을 살게 될 사람들은? 그런 일들은 언제나 일어나고 있었다. 직장 생활을 10년 정도 하니 주위에 아픈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전 직장 동료는 출근길에 쓰러진 뒤 안면마비를 얻었다. 한쪽 입꼬리가 위로 당겨 올라갔는데 그는 멀쩡한 다른 쪽 입꼬리도 끌어올려 웃는 얼굴을 만들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