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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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노래 값」외 6편
내가 그 집 이웃이야 작전 성공! 조용하면 사고 친다더니 정말인가 봐 비닐봉지 속에서 숨소리 한번 안 내고 싹과 잔뿌리로 뒤엉킨 감자들 -살겠다고 이렇게 용을 쓰는 걸 어떡하겠어, 화분에라도 심어야지 엄마 손에 들려 나가는 감자들이 조용하게 외친다 작전 성공! 있지 도서관에서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책상 위에 놓인 초콜릿 두 개 그때부터 모든 게 수상했어 “있지”라며 방과 후 같이 집에 가자는 민지도 수상하고 “있지, 있다가 매운 떡볶이 먹고 갈래?” 하며 은근히 물어보는 병수도 수상하고 “있지”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콩닥거리는 내 마음도 수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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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연희 104고지
왜곡이라는 말은 그들이 다시 와야 알 수 있는 말이기에 아무도 입에 담을 수 없는 낱말입니다 훈장을 가진 사람은 이름을 새겨 따로 묻혔고 미처 기록하지 못한 볼펜과 함께 묻힌 사람만 여기 이곳에 남아 있어서 플라스틱은 씨앗이 없으므로 기록이 싹을 틔울 일은 없습니다 군과 군이 서로 엉켜 붙은 백병전으로 이 고지를 탈환했다는 기록이 근처 비(碑)에 새겨져 있습니다 따로 적(敵)의 구분 없이 살을 다진 마당에 언 눈이 제 모습을 놓아버릴 때만 함께 꿈틀거린다고 적어 봅니다 눈이 흘러내린 자국 따라서 향 몇 개 꽂고 절도 두어 번 할 작정입니다 이 마당에 격전의 함성이 와와와와 봄 잔디로 다시 올라올 테니까요 한나절만에 또 일그러졌습니다 비장한 기록들처럼, 새로운 선전포고처럼, 눈은 보기에 따라 모양이 달라집니다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까지 밀려 내려갔던 국군과 연합군이 인천상륙작전 성공 후, 북한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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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추리문학의 세계 <1>
반 다인의 성공 요인과 추리소설의 특징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첫째는 환자인 그에게 순수 문학 서적을 읽지 못하게 하면서도 추리소설은 읽게 했다는 것이다. 즉, 추리소설이 다른 장르에서 볼 수 없는 흥미와 논리의 편안함을 실감하게 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2천 권이라는 방대한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스스로 추리소설의 작법을 이해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라도 정말 좋은 작품을 쓰고 싶다면 우선 많은 작품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실증한 셈이다. 추리소설의 큰 줄기를 이루는 고전파, 혹은 전통파 추리소설은 작품마다 고유의 트릭을 가지고 있는데 이 트릭은 절대 그대로 모방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작품을 읽고 그 사례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이런 전문적인 문제는 다음에 세부 항목에서 다루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