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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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낭독회 참관기] 우리가 유토피아에 살고 있다면 하루를 견딜 수 있을까
서진 소설가는 답답할 때 자주 여행을 간다고 말했다. 이번 <해피아워>는 하와이를 배경으로 쓰였고, 서진 소설가의 작품이나 말에서 종종 캘리포니아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었다. 소설가의 자유로운 성격 탓인지 그의 아내인 강선제 화가는 ‘작가는 이기적이며 이기적이기에 작가가 된다’는 말을 농처럼 던졌다. 서진 소설가는 돈도 벌고 밥도 한다며 나름 좋은 남편의 역할을 한다고 웃으며 반박했다. 저런 유쾌한 대처를 보자니 <해피아워>에 나오는 하와이에 사는 능글맞은 남자가 서진 소설가를 닮았다 싶었다. 유쾌한 부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부부가 번갈아가며 문화잡지 <보일라>에서 활동할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글과 그림을 조화할 수 있는 전시를 부산센터에서 연 적이 있다며,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했다고 했다. 그렇게 대화가 오가고 나서 행사가 끝이 났다. 다시 서진 소설가의 연주가 끝을 장식했다. 그리고 작가 분들과 함께 간단히 저녁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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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ㅊㅅㄹ
-그래서 미치겠어요 서진 님 -갑자기 서진 님? -아줌마가 계속 은율 님이라고 불러 주니까 -무튼 걔도 나를 찐으로 좋아한다는 걸 어떻게 확인할 수 있어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은율 님이 확인할 수 있는 건 은율 님의 마음뿐. -근데 어떻게 계속 사랑해요? -은율 님은 어떻게 계속 사랑합니까? 한동안 답이 없었다. 서진은 버릇처럼 술잔을 들고 흔들었다. 잔에는 얼음만 남아 있었다. 답을 기다리며 온더락을 한 잔 더 만들었다. 십 분쯤 지나 메시지가 올라왔다. -서진 님 -이건 진짜 비밀인데 -서진 님 믿고 말하는 거예요 -서진 님은 보통 어른이 아닌 것 같아서 서진은 다급하게 메시지를 썼다. -하지 마세요. -모르는 사람에게는 절대 말하지 마세요. -위험합니다. -모르는 사람을 믿지 마세요. 은율의 메시지도 바로 올라왔다. -아는 사람한테는 말할 수 없고 -모르는 사람한테는 말하면 안 되고 -그럼 난 어쩌라고요 ㅠㅠ 서진은 섣불리 답장을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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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에세이] 모두의 방, 모두의 봄
이번 소설집에 함께 참여해 주신 서진 작가님께서는 김혜나 작가님께 남자 친구와 해외여행을 갔는데 예약한 방에서 바퀴벌레가 나오면 어떻게 하실 것인지 물어봐 주셨다. 누구라도 웃음을 지을 만한 질문이라 호텔 안의 공기가 조금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었다. 어쩔 수 없다는 김혜나 작가님의 답변과 남자 친구를 잡겠다는 이은선 작가님의 답변에 여기저기 웃음이 터졌다. 웃음소리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정세랑 작가님께서는 필자와 함께 이은선 작가님의 차기작에 대한 질문을 주셨다. 필자는 인테리어가 되어 있지 않은 채로 거래되는 모피방에 대한 소설을, 이은선 작가님께서는 엽전 위조범에 대한 소설을 간단하게 소개했다. 동서문학상 사무국장인 김미주 님께서는 김경희 작가님께 제주 호텔 프린스에서 있었던 일을 물어봐 주셨다. 김경희 작가님께서는 귀가 어두운 별장지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누구에게라도 소설 속 인물처럼 들렸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