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미래가 열렸던 시간들을 위해 3
[비평연재] 2023년 비평연재는 두 명의 평론가가 3회씩 연재하며, ‘시대와 작품을 가로지르는 비평가의 눈’이라는 주제로 보다 확장된 문제의식을 펼쳐 보인다. 미래가 열렸던 시간들을 위해 3 양재훈 사회적 믿음 창출이라는 과제 한국문학사에서 1980년대는 그것이 지나가자마자 일종의 증상을 유발했던 시대다. 1990년대에 이 증상은 후일담 문학의 형태로 표현되었다. 이는 1990년대가 일종의 ‘과도기’에 해당하는 시대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 말은 1980년대적 문학이 유효성을 상실했지만 그것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테마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때문에 1990년대 문학은 ‘후일담’이라 불리는 특이한 형태로 출발한다. 후일담 문학은 1980년대 문학과의 단절을 통해 그것을 남겨 두는 역설을 내장한다. 후일담은 지나간 시대를 기념하는 것도 단순히 청산하는 것도 아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우리 소설의 자리 (3)
[비평연재] 2023년 비평연재는 두 명의 평론가가 3회씩 연재하며, ‘시대와 작품을 가로지르는 비평가의 눈’이라는 주제로 보다 확장된 문제의식을 펼쳐 보인다. 우리 소설의 자리 (3) 백지은 평평한 장소의 인터내셔널 - 두 사람의 역사는 길다. 서울 동북부의 한 중학교로부터 서로를 기억하는 두 사람이 있다. 담임교사는 두 사람에게 각자의 이름이 적힌 흰 봉투를 하나씩 줬다. 대개는 내야 할 어떤 돈을 내지 않았다는 안내문이었다. ‘너도 봉투 받는 애구나’ “둘이 친하게 지내.” 두 사람은 전혀 친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한 끝과 한 끝에 서 있는 단체 사진만이 졸업 앨범의 한 페이지에 남았다. 진주가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동안 니콜라이는 자격증 대비반에서 쇠를 깎았다. 5년이 지나는 동안 둘은 다양한 사람을 만났으나 그보다 많은 사람과 헤어졌고 그중 몇 명은 다시는 안 볼 사이가 되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미래가 열렸던 시간들을 위해 2
[비평연재] 2023년 비평연재는 두 명의 평론가가 3회씩 연재하며, ‘시대와 작품을 가로지르는 비평가의 눈’이라는 주제로 보다 확장된 문제의식을 펼쳐 보인다. 미래가 열렸던 시간들을 위해 2 양재훈 ‘통합’을 다시 생각하기 문학가동맹의 민족문학론에는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를 주는 대목이 한 가지 더 있다. 그들이 당대에 민족문학을 과제로 내세웠던 이유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다. 이들에게 민족은 선험적으로 주어져 있는 혈연 집단이 아니었다. 민족의 기반에 있는 민족체(Nationality)의 존재 여부와 별개로, 그것이 근대적 정치체제로서의 국가를 안 받치는 이념이라는 점이 중요했다. 언어, 혈연, 문화, 지리, 정치, 경제 등의 공통성을 바탕으로 형성되어 있던 중세적 민족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민족에 미달하는 집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