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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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은행잎
은행잎 백애송 종일 놓치고 말았다 잘못 쓴 가면처럼 이름은 낯설어져 가고 어느 골목 두 팔은 허공을 맴돌았다 밟히고 밟혀 은행잎이 가루가 될 때까지 희미한 아우성이 들려온다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그리고 저 아래로부터 쏟아지는 노란 빛 아래 부서져 가루가 된 사람들 이름이 있으나 호명하지 못했다 의도와 상관없이 사라져 버린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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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오늘의 책
오늘의 책 백애송 서가에 꽂혀 있는 그녀를 읽는다 속내를 잘 보여주지 않는 그녀는 한 걸음 뒤에 있다 행간과 자간에 감추어진 마음과 마음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우리는 통하지 않았다 올 것이라는 말을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겠다고, 했지만 오라고, 했다 자꾸 나가려는 마음은 유예되었고 단절된 대화는 부재를 만들었다 세상은 아직도 온통 모르는 것들 투성이 읽어야 할 책들이 많다 더디게 아주 더디게 오는 그녀들 오늘의 책, 그녀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