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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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폭력의 공식
폭력의 공식 박하령 그 누구도 내 말을 믿지 않겠지만 정말이지 난 싸우고 싶지 않았다. 결과가 모든 걸 말하고 있으니, 안 믿어 준다 한들 솔직히 뭐라 탓하기도 어렵다. 수완이의 한쪽 뺨이 벌겋게 부풀어 올라 똑바로 바라보기 힘들 지경이니까. 부풀어 오르기만 했는데도 얼굴이 완전 비대칭 으로 보여 괴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외쳤다. “ 전 정말…… 싸우고 싶지 않았다구요 ” 내 말에 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아, 그럼, 누군가 너 팔을 잡아당겨서 저절로 주먹이 나갔다, 뭐 이딴 황당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니?” “아니, 그건 아닌데…….” 벌어진 일 이전의 스토리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너무 컸다. 왜냐면 난 이 결과가 황당해 미칠 것 같았으니까.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요…….” 하지만 샘은 내 말을 얄짤없이 자르고 의자를 앞쪽으로 당겨 앉는다. “얘, 변명은 나중에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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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아름답던 그 날, 아름답던 그 사람들 : 배삼식 『화전가』
아름답던 그날, 아름답던 그 사람들 배삼식 희곡 『화전가』 박하령 「벽속의 요정」, 「삼월의 눈」, 「1945」 등의 희곡을 통해 한국의 굽이진 현대사 속 고단한 삶을 이어 간 범인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배삼식 작가가 3년 만에 신작을 내놨다. 국립극단 창단 70주년 기념 신작의 기반이기도 한 「화전가」가 바로 그 작품이다. 희곡이 완성되기 전부터 공연계의 기대를 한껏 모았던 작품이지만 안타깝게도 역시 코로나19의 여파를 완전히 피해 가지는 못했다. 올해 2월로 공연이 예정됐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고 다시 반년 만인 8월 6일 마침내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어렵게 올랐으나 결국 공연 일정을 다 채우지는 못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19일부터 23일까지의 공연이 다시 취소됐기 때문이다. 희곡이 무대상연을 목적으로 하는 글쓰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