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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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투스카니의 한 마디
투스카니의 한 마디 박승열 투스카니는 이렇게 말했다; 투스카니는 장 폴로를 사랑한다 투스카니는 이명숙을 사랑한다 투스카니는 이경자를 사랑한다 투스카니는 클라우스 킨스키를 사랑한다 투스카니는 왕바오창을 사랑한다 투스카니는 취추샤오를 사랑한다 투스카니는 시마다 요코를, 츠네요시 리에를, 다시 이경자를, 장 폴로를, 이명숙을, 클라우스 킨스키를, 투스카니를, 왕바오창을, 츠네요시를, 이경자를, 투스카니를, 취추샤오를, 투스카니를, 이경자를, 사랑한다 그리고 천천히 떨어지던 빗물 지붕이 있고 지붕 위에 고양이가 있는 낡은 주택, 주택가 위로 투스카니의 신발을 적시는 투스카니는 여기 사람이 아니고 낡은 주택가를 거니는 사람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투스카니를 쳐다보고 투스카니의 어색한 서 있음과 이러한 직설적 시선이 교차되고 교차점 위로 비가 내린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외에 어떤것도 안들리는 주택가의 주말오후 풍경속에 투스카니 투스카니 사랑하는 이경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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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탁자에 대한 사랑
탁자에 대한 사랑 박승열 나는 그 방에 있는 탁자를 사랑한다 그 탁자를 다른 방에 둔다면 다른 탁자가 될 것이다 같은 크기의 모서리, 같은 곳에 난 흠집, 같은 굵기의 다리들에도 불구하고 다른 방의 탁자는 다른 탁자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방에 있는 탁자를 사랑하고 탁자는 그 방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방에 있더라도 탁자는 다른 탁자가 될 수 있다 탁자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올라갔다고 해보자 그때 그것은 전혀 다른 탁자다 그 탁자는 처음 왔을 때 비어 있었고 내가 사랑하는 그 탁자는 끝까지 빈 채로 있어야 한다 만약 그 위에 음식들을 올려 두고 사람들을 초대한다면,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탁자 주변을 오가면서 그 탁자를 식탁이라 불러댈 것이다 만약 그 위에 사람 한 명을 올려놓고 메스를 들어 배를 가르는 의사가 있다면 수술 참관인들은 그 탁자를 수술대라 불러댈 것이다 그러니 그 탁자 위로 고양이 한 마리, 쥐 한 마리, 날파리 한 마리도 올라가서는 안 된다 그러나 탁자를 가만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