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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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살아 꿈틀대는 노동의 시
그에 따라, 이제 우리는 195,60년대에 씌어진 김수영의 시보다 197,80년대에 씌어진 김지하, 박노해, 백무산, 김해화, 김기홍 등의 시에 대해 더 큰 시간적?심리적?미학적 거리감을 가지게 된 듯하다. 불합리한 노동 현실이 현재진행형의 급박한 사안임에도 노동시와 노동자 시인을 빛바랜 시대의 낡은 유물쯤으로 간주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노동자 시인 김신용의 시를 기억과 재조명의 차원에서 호출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신용의 시를 논할 때, 노동자라는 그의 사회적?물적 조건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김신용의 시는 노동자로서의 참혹한 경험과 그에 따른 비애, 절망, 의지 등의 총합이자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노동자 중에서도 김신용은 지게꾼과 건설 현장 잡부 등을 전전하며 현실의 가파른 절벽으로 치달았던 일용직 노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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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한국시와 평화문학의 현황과 전망
그러나 이러한 한국사회의 이념적 갈등과 공포 정치는 민주와 평화에 대한 갈망을 자극하게 만들었으며, 분단을 넘어 민족화해와 상생의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염원을 촉구토록 했다. 1970년대의 김지하나 고은, 신경림 그리고 1980년대의 박노해, 김남주의 시는 시대정신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1987년 6월 항쟁으로 인한 민주화의 초석이 마련되고, 뒤를 이은 동구권의 몰락, 경제성장으로 인한 물질의 풍요, 문화적인 것의 팽배, 다원화된 사회 변화는 민족문학, 민중문학, 노동문학의 퇴조 현상을 가져왔다. 특히 1980년대의 노동문학과 민중문학은 낡은 문학이며 미학적 저열함을 지녔다는 다소 과격한 발언이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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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적’이 없는 시대의 문학 정치
박노해, 백무산으로 대표되는 1980년대의 노동문학은 동시대 치안의 질서에서 ‘몫’이 없었던 도시 노동자의 말을 시로 표출시켜, 숨겨진 그들의 삶을 가시화시켰다는 점에서 정치성을 띤다. 같은 사유로 해석해 보면 김숨의 위안부 소설 역시 스스로 정치를 행하는 문학 정치의 전형이다. 12)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돌베개, 2007, 136쪽. 13) 그람시는 서발턴 계층을 기존의 체제에서는 침묵을 강요당하는 문맹 소작농, 선주민, 도시 최하층 하부프롤레타리아로 정의한다.(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 외 지음, 로절린드 C. 모리스 엮음,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 그린비, 2013, 79쪽.) 14) 자크 랑시에르, 『문학의 정치』, 앞의 책, 16쪽. 3. 비인간적 존재로서 위안부들의 기억은 말해질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