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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학 신간 리뷰] 시선의 윤리
[문학 신간 리뷰] 시선의 윤리 – 최정화, 『지극히 내성적인』(창비, 2016) 리뷰 김태선(문학평론가) 최정화 소설가는 섬세한 눈을 지녔다. 일상의 평범한 것들에서 그의 눈은 작은 기미를 포착하며, 그 배후에 숨어 있는 것들에 손을 뻗는다. 작은 기미들, 이를 틈이나 균열이라 이를 수도 있겠다. 이들은 인물화에 그려진 작은 얼룩과 같기에, 쉽게 보이진 않는다. 그런 것들이 무엇인지 볼 수 있기 위해선, 시선을 비스듬히 하는 것처럼, 관점을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다르게 보는 일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를 평소의 시선과 만나게 함으로써 충돌을 일으켜야 한다. 그때 일상 속에서 얼룩의 모습으로 은폐되었던 것들이 제 모습을 희미하게나마 드러낼 것이다. 「팜비치」의 도입부에서 그 한 예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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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리뷰] 월간 〈읽는 극장〉 1회 - ‘나는, 작가입니다’
[리뷰] 월간 〈읽는 극장〉 1회 - ‘나는, 작가입니다’ 아르코예술극장 개관 40주년 기념 월간 〈읽는 극장〉 1회 “나는, 작가입니다”연극 <물고기로 죽기>를 관람한 세 작가의 문학 낭독회 “퀴어로서가 아니라, 남성이나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문학하는 사람으로서 제발 우리의 문학 안에는 박탈되는 꿈이 없기를 바란다.” 김비, 「내 글의 목숨」 中, 《자음과 모음》, 2020 여름호 안녕하세요. 따뜻한 와중에도 또 추워지기를 반복하던 초봄을 지나, 기후변화 탓인지 예년보다 벚꽃이 빨리 만개한 4월을 지나고 있어요. 다들 몸, 마음 건강히 잘 지내시나요? 지난 4월 1일 저녁 7시 30분, 아르코예술극장 개관 40주년을 기념하는 월간 읽는 극장의 첫 번째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첫 회의 주제는 “나는, 작가입니다”로, 연극 〈물고기로 죽기〉를 관람한 세 작가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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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학신간 리뷰]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입니까
[문학 신간 리뷰]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입니까? - 이장욱, 『기린이 아닌 모든 것』(문학과지성사, 2015) 박인성(문학평론가) 이장욱의 소설 텍스트는 매우 당파적이다. 도발적인 첫 문장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문학에 있어서 지극히 일반론에 가까운 이야기다. 일차적으로 내가 여기서 말하는 당파적인 텍스트란 누군가는 읽어낼 수 있지만 누군가는 읽어낼 수 없다는 의미다. 물론 단순히 텍스트의 (비)가독성의 문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독자가 소설을 읽으면서 순전히 타인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는 거리(distance)를 취할 때는 절대로 읽히지 않는 맹점(盲點)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이장욱의 이야기는 당파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