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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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2011년 6월 23일 외 1편
[기획·특집] 문장웹진이 주목한 2011년 젊은 시인들 김승일 2011년 6월 23일 너희들 고전 속의 주인공들은 자살하기 전에 항상 독백을 하지. 주인공이 자살하는 소설만 골라; 읽었다. 고전 위주로. 당신들의 독백을 독서합니다. 나도 곧 자살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책은 타당하지 않았다. 그 책도 불가피하지 않았다. 그 책의 독백은 숭고했으나…… 내가 써먹기엔 너무 거창하였다. 안 되겠어 차라리 내가 써볼까? 그래, 고전을 써보는 거야. 서사시 책상 앞에 창문이 뚫려 있었다. 책상 뒤에 앉아서 시 쓰는 일은 창밖을 신경 쓰는 일이 되었다. 매달려 있는, 에어컨 실외기가 비장하였다. 나보다 실외기가 비장하였다. 실외기가 시 쓰는 데 방해되었다. 고전을 쓰려고 책상에 앉은 비장한 시인을 방해하려고. 실외기 위에 누가 있었다. 새하얀 종이 한 장을 활짝 펼친 채로 살짝 잡고서. 실외기 위에 서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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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로션의 테두리 외 1편
[기획·특집] 문장웹진이 주목한 2011년 젊은 시인들 최정진 로션의 테두리 로션을 바르다가 나는 시작된다. 이것을 내 체취라고 생각하면 머릿속은 새하얘져서 네가 내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소리가 쏟아지지 않게 인사를 한 만큼 얼굴은 당겨졌다가 견고하게 어디론가. 베개에서 겨우 손을 놓은 냄새가 맡아지기 전에. 맹세와 다른 체취를 맡아 본 적이 없게 내 답은 겨우 문을 열었다 닫지만. 내 불안이 가본 적 없는 곳을 지나간 곳으로 만들기 전에. 도착을 거부하고 있다. 용서가 잊었던 용서를 생생하게 겪게 동경3 - 것의 문제 극장에서 누군가 생각을 물어보았다. 그를 예전에 좋아했어? 문제가 위와 같으면, 겪은 것을 겪게, 겪게, 겪게, 하면서 사과가 깎이지만. 손가락을, 손가락 한 개를 걸고 있어. 그를 예전에 좋아해서 힘이 들어? 지금 여기를 비우는 중이야. 너를 위한 영화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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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몽타주 외 1편
[기획·특집] 문장웹진이 주목한 2011년 젊은 시인들 민구 몽타주 하지만 아들아 우리가 동백을 본 적이 있던가? 책 2 딸은 돌아오지 않았다 글자를 더듬어서 찾아간 곳은 새들의 묘지, 앙상한 측백 사이로 누군가 울고 있었다 비슷한 골짜기, 그곳에서 마주친 쪽빛은 경사진 미래로 치닫는 딸의 얼굴과 그녀를 닮은 나를 비추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나는 쉬지 않고 걸었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가면 검은 연못에 안개가 차올랐다 잉어들이 서로 부대낄 때마다 물에 비친 구름도 얼굴이 일그러졌다 며칠째 벌레뿐인 숲속을 헤매던 난 바위틈에서 비를 피하며 한때 네가 동경하던 책갈피 사슴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사슴 머리에 우산을 씌운다고 해서 딸이 돌아오는 건 아니지 오늘밤에도 굶주린 늑대가 우리를 피해 가진 않겠지 [시작노트] 그들은 항상 이동한다. 양질의 풀과 마르지 않는 강이 있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