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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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창작 이영주 슬픔은 아름답지만 오로지 슬픔만이 아이덴티티가 되면 어린이가 됩니다 진실은 우리를 갈가리 찢어버리니까요 인간은 나약해요 사랑을 못 받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걸요 나쁜 말 해도 되나요 너무 나쁜 말이어서 지옥 불에 던져질 수도 있지만요 너무 크고 징그러운 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람이 망령이 됩니다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자기 마음을 모르죠 그를 사랑하면 모든 것이 갈려서 자신의 죽음을 알지 못해요 빛나는 관은 텅 비어 있고 마음은 영원히 죽지 못하는 형벌을 받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어서 다른 사람들 감각을 빨고 불행마저 훔치죠 차라리 사라진 돌에 대한 것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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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인터뷰] 책은 한 달에 25권정도 읽고 장르는 안 가려요 외 2편
◑ 심영해 수상자 : 제가 중학생 때 문예창작 동아리 학생들이 시상식에 참여하기 위해 수업을 빠지는 걸 봤어요. 저도 막연히 수업을 빠지고 싶은 마음에(너무 부러웠어요!) 그 동아리에 들어가 그때부터 문학에 뜻을 품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겠다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었어요. ◐ 박준영 : 예술고등학교 진학에 대해 부모님께서 동의해 주시던가요? ◑ 심영해 : 사실은 처음에는 반대하셨어요. 아버지께서 어렸을 때 제대로 교육을 받을 만한 여건이 안 돼서 ‘내 자식에겐 대학 등록금까지 꼭 내줘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계셨대요. 하지만 저는 대학진학도 내키지 않고 글을 쓰는 게 좋았거든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더니 제가 갈 만한 예술고등학교를 꼼꼼히 찾아 주셨어요. ◑ 박준영 : 아버지가 굉장히 자상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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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캠프 참가후기] 첩첩멘붕 글캠!
문예창작 실기, 백일장, 그리고 등단에 이르기까지. 저 모든 것은 자기가 이미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목표들이 아니었을까요. 결국 제가 강연 내내 반복했던 말은 사실 딱 한 문장밖에 되지 않았어요. 제일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지금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라는 것이었죠. 간단하지만 얼마나 소중한 말인가요. 저는 왠지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어 혼자 또 신이 났습니다. 그렇게 ‘꼰대질’과 ‘선생질’로 가득했던 (지루한) 강연이 끝나고, 장기자랑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수 분들의 축하공연 때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제가 잘못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죠. 그런데 글틴 친구들이 준비한 연극을 보는 순간, 저는 또 한 번 제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백일장과 실기에 치인 끝에 ‘판에 박힌 상상력’ 속에 갇혀있으리라 생각했던 저의 지레짐작은, 그야말로 어처구니없었다는 사실이 여지없이 드러났거든요. 세상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