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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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문보영-일기
하지만 우리가 동시에 인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게도 그것에 일치하면서도 끝없이 미끄러지(려 하)는 ‘문보영-나’ 사이의 간극이다. ‘나’는 이들에게 비밀을 털어놓고, 비밀을 진짜 비밀로서 승인 받는 동시에, 자신의 비밀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고, 비밀을 요구하는 이들로부터 그것을 철저히 “보호”하기 때문이다. 이때 ‘진실함’의 증명과 그것에의 요구(라고 가정되어진 일기 주체의 강박)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것을 단순히 ‘진짜’를 둘러싼 저자와 독자 사이의 팽팽한 놀이의 층위에 방치하지 않으려면, 문보영 일기론의 핵심, 즉 ‘일상 연습’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상 연습’은 문보영 일기의 출발점이 ‘일상이 파괴되었다는 감각’, 즉 일종의 극단적인 우울감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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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학생활탐구] 2-1화 : 메일링 서비스를 구독하는 친구들!(1)
실제로 어떤 메일링 서비스 같은 경우에는 유튜브나 기사 링크를 같이 보내주기도 하고.또 문보영 시인의 메일링 서비스의 특징 중 하나는, 첫 번째 글과 마지막 글을 편지로 보내준다는 거야. 요즘 시대에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별로 없잖아? 편지를 기다리는 게 너무 좋은 경험으로 남아서 나도 친구들에게 손글씨로 편지를 써서 메일링 서비스를 해본 적도 있어. 부추손글씨로 쓴 편지를 보내준다고? 그 이야기도 더 듣고 싶어! 최장수좋아. 차차 이야기해 줄 테니 걱정 마. 대신 하려던 이야기를 먼저 할게. 독서는 내 생활에 항상 영향을 주고 있지. 내 지식은 너무 얕고 내 생각은 너무 짧으니까. 그런 나를 잘 감출 수 있는 도구를 책에서 캐내는 느낌이야. 나를 조금 더 나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도록 돕는 게 책인 것 같아. 호랑 예전에 문보영 시인이 책을 찢어서 갖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 나에게 메일링은 그런 느낌이야. 내가 찢은 페이지를 메일함에 가지고 다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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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학생활탐구] 2화 : 메일링 서비스를 구독하는 친구들!(2)
최장수 내 친구 중엔 문보영 시인의 ‘일기 딜리버리’를 먼저 구독한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랑 이야기한 적이 있어. 아까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 메일링 서비스의 차별점은 우편으로 편지가 온다는 거야. 맨 처음 글과 마지막 글은 예쁜 스티커가 많이 붙은 편지봉투에 보내줘. 손편지를 받는 게 요즘은 흔한 일은 아니니까. 우체통에 편지가 있기를 기다리게 돼. 설레기도 하구. 그때의 마음을 친구랑 같이 나눈 적이 있어.친구랑 오늘은 무얼 읽었는데 어땠다는 이야기는 거의 나누지 않아. 메일링 서비스의 형태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 같아. 호랑장수가 메일링 서비스를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다른 친구랑 장수 손글씨로 편지를 받으니까 좋다고 이야기 나눈 적 있어. 장수 메일링도 직접 써서 우편으로 배달해 줘서 받으면 되게 설레고 좋았거든. 이번에 이거 봤냐 하면서 화젯거리도 되고. 최장수내가 문보영 시인처럼 우편으로 일기 배달을 한 적이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