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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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드라마
드라마 안웅선 * 잠깐, 눈 그치면 창들은 모두 햇살로 쏟아져 모든 일기를 훔쳐보았다 * 개새끼, 그래 너는 맨날 너만 생각하지 고요하고 현명한 사람이 되자 엄마 엄마, 나 안 가 못 가 내가 다시 걔 얼굴을 어떻게 봐 * 정지된 화면, 뻔한 신파, 재벌, 불륜, 살인, 강간, 좀비까지 지긋지긋하고 넌덜머리가 나면서도 * 장롱 속 낡은 이불 위엔 앓는 꽃들로 언 발 하나, 밀어 넣을 자리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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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무한책임의 매력을 느끼는 사람, 드라마 PD
영화감독한테 드라마 하라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찍어내는지 힘들어서 못한다고 해요. 또 드라마 피디한테 영화 감독하라면 또 답답해서 못해요. 나 같으면 하루에 열 개를 찍어내는데 하나를 공들여 찍다보니까 버텨내지 못해요. 그런데도 영화에서는 그 미세한 10~20퍼센트의 차이가 커다란 화면에서는 엄청난 차이를 드러내죠. 드라마 피디는 그 커다란 화면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드라마 피디를 하다 영화하신 분들이 그렇게 커다란 성공은 못한 것 같아요. 프로듀서(producer)에 대한 인기는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선생님처럼 프로듀서가 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 요즘은 프로듀서(producer) 시험을 어떻게 보는지 모르겠네요. 한때는 피디 시험이 너무 어려워서 ‘고시’ 수준이었던 적이 있었죠. 일단은 합격을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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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마지막 회 일일 드라마
마지막 회 일일 드라마 임효빈 이 드라마의 끝은 열림이다. 시작점으로 돌아가 보면 알 수 있는. 이야기는 부실 것 없는 너의 하루에 맞추고 있다. 어제에 이은 오늘. 어제와 같은 오늘. 너는 하루를 지나며 완결을 떠올린다고 했다. 닫아야 할 문을 보는 것처럼. 문 안과 밖의 혼재 속에서. 너는 빛나는 성공을 기대하고 있었다. 삼분의 이쯤엔 벼랑이 사라져 있다는 흔한 기대를 펼치면서. 어제가 나타나 너를 응시하고 거둬지지 않은 시선은 돌멩이처럼 바닥에 구르고. 없는 곳을 찾으려 두리번거리는 말할 수 없는 아픔이 그려진다. 반복과 번복. 번복과 반복이라는 질감이 구분되지 않는 불안을 생각한다. 다룰 수 없는 분량이라고. 기다리지 않겠다고 말한다. 내일이면 괜찮아진다는 말 대신 오늘이라는 뻔한 거짓말. 내일은 되면 될수록 이루지 못한 것들이 닮은꼴로 닮은꼴을 낳고 있었다. 느지막이 어디선가 들리는 목소리에 위로를 받고 위안을 하며 천천히 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