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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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한일 문화의 초국적 접점과 ‘마주침’의 서사학
.~3.26(총10부작). 2) 참고로 2024년 올해 하반기에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쿠팡플레이 시리즈, 이세영・사카구치 겐타로 주연), 내년 상반기에는 <로맨틱 어나니머스>(한효주・오구리 슌 주연)로 이어지는 ‘한일 로맨스물’이 연달아 공개될 예정이다. 3) 정창훈, 『한일관계의 ‘65년 체제’와 한국문학: 한일국교정상화를 둘러싼 국가적 서사의 구성과 균열』, 소명출판, 2021, 231-235쪽. 4) 김학찬, 「작가의 말」, 김학찬 외, 『소설 도쿄』, 아르띠잔, 2019, 264쪽. 5) 박민정, 「세실, 주희」, 『바비의 분위기』, 문학과지성사, 2020, 48쪽. 6) 이은지, 「해설: 무지한 반역의 크로노토프(chronotope)」, 『2018년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문학동네, 2018, 45쪽. 7) 이에 관한 보다 상세한 논의는 후쿠시마 료타 · 청육만, 윤재민 · 정창훈 역, 『변경의 사상―일본과 홍콩에서 생각하다』(현실문화, 2024)의 ‘제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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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끗
끗 김학찬 1 크리스마스 선물은 컴보이가 좋겠습니다. 착한 어린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건 오직 현대 컴보이뿐이니까요. 컴보이는, 당신도 기억하실 겁니다. 벽돌을 치고 버섯을 먹는 슈퍼마리오를 할 수 있었던 유일한 게임기였으니까요(컴보이는 닌텐도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출시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혼자 외가에 있었습니다. 엄마와 떨어져 있으면서도 울지 않는 착한 일곱 살이었고, 컴보이를 받을 자격은 충분했습니다. 저는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부터 슈퍼마리오 노래를 불렀습니다. 립스틱으로 화장실 거울에 ‘컴보이’라고 써두기도 했습니다. 할머니도 선물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요. 혹시라도 할머니가 삼성 게임보이나 대우 재믹스를 사오면 피차 곤란해질 테니까요. 유치원 차석 졸업 예정이었던 저는 (분하지만 도저히 지영이는 이길 수 없었습니다) 산타의 비밀 따위는 모른 척하며 크리스마스 아침을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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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미당시문학관
미당시문학관 김학찬 1 미당문학관은 고창에 있다. 아니다. 앞으로는 정확하게 쓰기로 하자. 미당시문학관은 고창군 부안면 질마재로 2-8에 있다. 미당시문학관은 09시에 열고 18시에 닫는다. 동절기에는 한 시간 일찍 끝난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이다. 나는 항상 소설만 쓴다. 그러므로 당연히 시인은 아니다. 시인이 되고 싶었던 적도 없다. 하지만 첫 번째 소설 낭독회를 마쳤을 때 검은 옷을 입은 할아버지는 질문을 했다. 황당하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들었다고, 그런데 과거에 시를 써 본 적은 없냐고 물었다. 뭐? 시? 황당? 그럭저럭? 나는 화가 났지만 참았다. 할아버지 말고는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아무 말은 중요하니까. 나는 화면이 하얗게 빈 것을 참지 못한다. 채워지지 않으면 조마조마해진다. 긴장은 싫지만 교감신경은 내가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