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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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감, 감감
감, 감감 김진완 당신 산에 묻던 날 설핏, 돌아본 하늘 노을이 제 몸 열어 감, 낳더라 소슬한 저승 알 밴, 감 하나 낳더라 놀빛 감을 보면 아득해지는 거 그건 그렇게, 나만 아는 까닭이 있어서다 이승은 마냥 떫어 낮술로 헹구는 몸 붉어진 눈길 닿는 곳마다 노을만 첩첩 광장시장 좌판에서 굴러 떨어진 감 주워든다 흠집 난 저승에 입술을 대고 그대 안부 묻는다 거기서도 여기가 감감 아득하다고. 이승 품은 감 하나가 안개 속에 오래 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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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님 계신 전선
님 계신 전선 김진완 껌 하나를 훔쳤다고 초경 무렵 가시나 뺨을 모질게 후려친 구멍가게 털보 털보가 키워 팔던 콩나물시루 위에 덫에 치어 얼어 죽은 쥐를 올려놓았던 계집애 털보 마누라 춤선생 따라 밤 봇짐을 싸 털보 소주 먹고 쥐약 먹고 죽었는데 나 그거 다 봤는데 곁을 스치면 아찔한 과일껌 향기 그 아이 숨 담긴 풍선 훔쳐 아껴 마셨는데 지금은 어느 전선 어느 곳에서 달이 차면 붉은 뺨 어루만질지 지금은 어느 전선 어느 곳에서 모진 인연들과 싸우실지 생리통과 치욕통을 함께 앓으며 콩나물국 후후 불어 마실지 몰라 몰라도 나 따위야 안 궁금 터라도 님이여! 후렴구에 불어넣는 간드러진 내 맘 살피소서 지금은 어느 전선 어느 곳에서 지금은 어느 전선 어느 곳에서 용감하게 싸우시나 님이여 건강하소서 짠짠짠! * 금사향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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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세상엔 몹쓸 구신도 많아
세상엔 몹쓸 구신도 많아 김진완 아부지? 새벽부텀 요시랄방정 돌방정 떤다꼬 벌써로 나가고 없다 니 말들어봐라 요즘 김내규씨 사업한다꼬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전철 광고판에 명함 꽂는다 명함을 한 달에 삼천 장씩 꽂아 그것도 자기 돈으로 찍고 택배 값도 다 지 모가치라 그거를 니꾸사꾸에다 넣고 전철 직원들한테 걸리모 벌금 내야 된다꼬 새벽부터 불알에 요령소리 나게 뛰댕긴다 한 달에 한 명 올똥말똥이라 우짜다가 등신 칭다리 그튼기 걸리들어서 겨우하고 포도시해서 계약했다꼬 오 만원 수당 생긴담서 하 좋다 카다가 며칠 지나면 고갤 쩔래쩔래 흔들고 가뿐다케 말짱 도루묵이라 한 달 핸드폰 값이 십 만원이 넘게 나온다 내는 핸드폰 끼고 살아도 사 만원이 안 넘어 이기 말이 되나? 앙! 쇠씹꼽 떼 처묵다 배애지가 터질 문디 새끼덜이 늙은이 똥개 훈련시키고 핸드폰 값 달달이 띠묵고 내 속도 다 디집는다 사업? 쇠 디비시 날아가는 게 백배는 수월타케도 웃기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