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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단편소설] 톨게이트
그녀와 헤어지고 처음으로 나는 마음 깊이 행복감을 느꼈다. ■ 작가소개 / 김종옥 (소설가) -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수료, 2012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문장웹진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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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유령의 집
유령의 집 김종옥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어두컴컴한 복도가 눈앞에 나타났다. 세심하게 조절된 어두컴컴함이었다. 무슨 문제가 있거나 방치되어 그런 게 아니었다. 남자는 그것을 알았다. 바닥에는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양탄자가 깔렸고 눈에 보이지 않는 스피커에서 조그맣게 경음악이 흘러나왔다. 바닥 가장자리를 따라 박힌 작고 희미한 안내 등과 천장 모서리 안쪽에서 스며 나오듯 밝혀진 간접 등을 제외하면 다른 빛은 없었다. 방향제 냄새가 났는데, 그럼에도 습습한 천 냄새, 바닥과 벽면 일부까지 덮은, 오래 햇볕을 쬐지 못한 양탄자 냄새를 완벽하게 지워내지는 못했다. 복도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이어졌고, 다 가서 왼쪽으로 꺾여 있었다. 서로 마주 보는 방들은 모두 문이 꼭 닫혀 있었다. 연속된 방 번호들이 지그재그로 이어졌다. 남자가 앞장서고, 여자는 조용히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