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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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전쟁의 비극과 완성되지 않은 애도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전쟁의 비극과 완성되지 않은 애도 - 김이정, 『유령의 시간』(실천문학사, 2015) 심영의 2020년은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되는 해다. 한국전쟁의 결과 고착화된 남북분단은 우선적으로 물리적 공간의 구획이면서 그것은 정치적 분단을 넘어선 이념과 사람, 기억의 분단을 가져왔다. 전쟁의 상흔과 인간의 실존적 비극을 다루고 있는 김이정 소설 『유령의 시간』은 작가(그리고 작고한 그의 부친)의 자전적 소설이면서 이 땅 어디에도 존재하지 못했던 유령으로서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사다. 작가에게 아버지(그 자신도 그렇게 여기거니와)는 식민지배와 한국전쟁과 유신독재가 만들어낸 유령이자 비체(abject-주체도 객체도 될 수 없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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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박경리 선생님을 추억하며] 토지문화관은 겹벚꽃이 한창이다
작가소개 / 김이정(소설가) 1994년 문화일보로 등단. 소설집 『그 남자의 방』, 『도둑게』와 장편소설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물속의 사막』이 있음. 《문장웹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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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박남준은 남자다!
김이정 시인 박남준의 별명은 남순이다. 작고 여린 몸매에 소년 같은 곱상한 얼굴, 솜씨 또한 웬만한 여자보다 더 곱고 빼어난 데다 뭇 생명들에 대한 연민으로 눈시울까지 자주 붉어지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남순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요즘 같은 겨울이면 그가 한 입에 꼭 먹기 좋은 크기로 얌전히 부쳐 내놓는 굴전과, 갓을 적당히 섞어 연자줏빛 색깔까지 딱 맞춰 담그는 동치미 생각이 간절해진다. 또 멸치국물만으로도 충분히 시원한 맛을 내는 그의 국수는 먹고 나면 그 맛이 오래 혀끝에 남아 급기야 마음에 각인돼 버린다. 뿐만 아니라 그는 누군가 사서 들고 간 음식이라도 절대로 그냥 내놓는 법이 없다. 마당가에 핀 주홍빛 한련화 꽃이나 하다못해 돌나물 순이라도 뜯어 와 정갈하나 멋스런 장식을 곁들여 내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나와 몇몇 친구들은 한동안 그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의 집에서는 음식을 하려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