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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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운하에 모이기
운하에 모이기 김이강 밀라노에 가서 모기 때문에 고생했다 가방도 사고 신발도 사고 젠장, 모든 걸 다 바쳤는데 그런 아이들이 운하에 모여 모기에 뜯기며 놀았다 턱수염 난 연주자가 관악기를 불었다 관악기는 부는 것인데 김수영은 왜 빨아들이는 것이라고 했을까 그것도 우주를 중동 아이들에게서 모기 퇴치제를 샀는데 다리에 뿌리니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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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표면
표면 김이강 공사가 끝나자 미끈거리는 은회색 빌딩 표면들이 온갖 것을 비추어냈다 맞은편 집의 커다란 창을 투과해서 거실 안의 기다란 책상과 소파, 화병, 기다랗게 앉아 있는 사람까지 밑도 끝도 없이 모든 내부들이 반사의 반사를 거듭하고 모든 것을 들켜버린 도심에 노을이 지고 그것은 반사된다 미끈한 표면들이 내부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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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안녕, 돌멩이
안녕, 돌멩이 김이강 안녕? 돌멩이. 안녕 안녕? 돌멩이. 우린 서로 말이 없구나. 안녕 돌멩이. 안녕 안녕? 안녕? 돌멩이. 우린 모두 공개되지 않았어. 그러니 안심하렴. 우린 계속 말이 없어도 된단다. 안녕 돌멩이. 안녕 안녕? 안녕? 돌멩이. 우린 모두 가마니를 뒤집어쓰고 가만히 앉아 있구나. 안녕? 돌멩이. 내 이름은 애벌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