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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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나에게
나에게 김언희 이집트의 여왕이라도 된다는 듯이 가짜 턱수염을 붙이고 늙은 여자 시인이 걸어간다 우쭐우쭐 건들리면 찢어질 종이 불알을 달고 발걸음을 뗄 때 마다 펄렁 펄렁 펄렁 딱풀로 붙인 자지가 펄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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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파유 破有
파유 破有 김언희 목구멍으로 치미는 머리통때문에 의도와는무관하게치밀어오르는머리통 숨통을틀어막는머리통 때문에삼키려는 죽을힘과 뱉으려는죽을힘때문에 과호흡때문에 나와나를 산채로 갈라놓는사랑 때문에나를반으로반의반의반으로쪼개는 이쑤시개가되도록쪼개는사랑 때문에막젓가락질을 배운아이가 서툰젓가락질로집요하게후벼파고있는눈알설익은 그눈알때문에화분을깨고나오는 징그러운뿌리처럼내두눈을 뚫고나오는나도 모르는눈빛 때문에자다가벌떡 일어나앉아헉헉헉짖게하는이름때문에 과호흡때문에비닐봉지를 덮어쓴얼굴때문에 매순간이과 호흡인 매순간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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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당신
당신 김언희 사랑하기에는, 이빨이 너무 누래요 사랑하기에는, 입이 너무 벌어져 있어요 사랑하기에는, 혀가 너무 뻣뻣해요 사랑하기에는, 잇새에 낀 터럭이 너무 길어요 사랑하기에는, 파리 떼가 너무 엉겨 붙었어요 사랑하기에는, 뒷집 치와와를 너무 빼닮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