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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개 인터뷰 나는 왜/김성규 시인의 자선시] 강 외 2편
[공개인터뷰 ‘나는 왜’] 김성규 시인의 자선시 3편 강 김성규 초등학교 입학 전, 강 건너편으로 다리가 놓였다 어머니는 그 강을 건너 식당으로 가고 나는 강 이편에서 어머니를 부르며 걸었다 강은 내 어머니를 강 건너로 데려가고 우리 형을 이 세상에서 데려가고 죽은 할머니에게 한척의 배를 마련해주었다 취한 아버지는 젖은 풀밭에 앉아 땀 흘리고 누나들은 송사리떼를 쫓아 공장으로 가, 나는 죽은 채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 행복했던가 욕심이 많아 모든 것을 빼앗긴, 죽지 않고 버티다 몇년을 더 살다, 허리에서 잎사귀를 뱉어내는 나무를 보며 이곳에서 걸어나갔는가 뒤안에 구슬을 묻고, 흘러갔는가 그 다리를 건너 어머니가 돌아오고, 죽은 할머니가 화를 내며 건너오라 울어도 홍수에 떠내려간 다리 밑에 서서 웃는 식구들을 본다 삶은 옥수수를 들고 평상에 앉아, 뭉게구름처럼 늙어가는 어머니, 철없이 합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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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개인터뷰 나는 왜] 고통스러운 이 땅으로 잘못 날아온 시인
먼저 오늘의 초대 손님인 김성규 시인을 잠시 소개할게요. 충북 옥천 출신이고,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셨네요.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고, 시집으로는 『너는 잘못 날아왔다』와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가 있습니다. 김성규 시인,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성규(이하 김) : 네, 안녕하세요. ▶ 이 : [나는 왜]의 공식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해 볼게요. 김성규 시인을 문학의 길로 인도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늘 듣는 질문이죠? ▶ 김 : 이런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하면 주최 측은 관객이 많이 와야 좋겠지만, 사실 저는 적게 오는 게 좋아요. 사람은 누구나 감추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이런 자리에서는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두려운 마음이 크거든요.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시를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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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문학특!기자단 인터뷰] 글틴‘홍철’, 댓글 너머 시 스승을 마주하다
기자단 인터뷰] 글틴 ‘홍철’, 댓글 너머 시 스승을 마주하다 ― 김성규 시인 인터뷰 “글을 쓴다는 건 잘 쓰는 것의 문제가 아니에요. 시를 잘 쓰고 소설 예쁘게 쓰는 문제가 아니라, 세상에 근본적인 질문을 하는 거예요.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사회 전체가 반성적인 사회가 되겠죠. 항상 고민하는 사회가 될 거예요.” 6월 10일 오후 7시, 문학특기자단 2기 학생기자 홍철(글틴 필명)이 시 게시판 운영자 김성규 시인을 인터뷰했다. 홍철은 문학특!기자단 2기 신입 멤버로, 첫 번째 아이템 회의에서 김성규 시인을 각별히 존경한다고 밝혔다. 본인이 시를 쓰도록 북돋은 첫 번째 스승이라고도 밝혔다. 다른 학생들도 그런 존재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고 동의했다. 마침 김성규 시인이 현재 글틴 시 게시판을 담당하는 교사인 까닭에, 인터뷰 준비가 시작됐다. 두 번째 모임에서는 홍철이 김 시인의 섭외를 직접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