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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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묵시록으로 읽는 2008년 소설들
하지만 가능했으면 좋겠는데”(김사과, 『미나』창비사 2008)라는 식으로 승화의 절차를 의식하지 않는다. 이것은 분명 분노의 일종이다. 그리고 이들의 분노는 일개인적인 감정의 반응이 아니다. 이것은 지금 그들이 겪는 세계를 향한 반응이자 발화이다. 그들은 자기 세계의 조건 앞에서 이미 뼛속 깊이 절망하고 있고 자신들의 무기력을 절감하며 속수무책으로 추락하고 있다. 그들의 상황들은 이미 일개인의 의지와 낙관으로 넘어설 수 있는 상황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이들은 단순히 스스로가 겪는 고난과 고통으로 인해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다. 엄밀히 말해 그들은 그 조건들에 ‘대해서’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조건들이 변화될 수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음을 느끼면서, 그리고 그 조건들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에 대해 추적해가면서 분노한다. 김사과 소설을 조금 더 보자. 어디에나 어느 시대에나 청춘들의 반항과 치기와 분노는 존재했고, 그들의 선배 목록에 대해서도 우리는 충분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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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독자모임 - 책방곡곡 제주 시옷서점 2편 - 우리가 맞닥뜨리는 세계의 소설
제주 시옷서점 2편 - 우리가 맞닥뜨리는 세계의 소설 사회 : 현택훈(시인, 시옷서점 대표)참여 : 안민승(사진작가), 홍임정(소설가), 김진철(제주대 강사, 동화작가), 허유미(시인), 김신숙(시인), 오승주(인문학 강사, 작가) [caption id="attachment_142403" align="aligncenter" width="230"]홍임정, 『먼 데서 오는 것들』(파우스트, 2015)[/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42404" align="aligncenter" width="230"]김사과, 『더 나쁜 쪽으로』(문학동네, 2017)[/caption] 현택훈 : 오늘 시옷서점에서 두 번째로 모이네요. 오늘은 홍임정의 소설 『먼 데서 오는 것들』(파우스트, 2015)과 김사과의 소설 『더 나쁜 쪽으로』(문학동네, 2017)을 중심에서 얘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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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특집좌담]한국 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소설부문)
웰컴 투 ‘김사과 월드’ ▶ 윤 : 저는 이 목록에서 가장 완벽한 소설이라면 권여선과 편혜영의 작품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저에게 권여선 작가의 작품 세계는 ‘낭만’인 거 같아요. 영원한 낭만. 아무리 폭력적이고 끔찍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 작가가 계속 유지해 주고 있는 이상하게 따뜻하고 걸쭉한 시선이랄까, 그런 것이 저 같은 그다음 세대들에게는 아마 체험해 본 적이 없는 세계일 거라고 생각하고요. 오히려 그다음 세대들에게는 김사과의 세계가 ‘리얼 월드’라고 생각하거든요. 가장 생생하고, 가장 리얼하게 와 닿았던 건 김사과의 세계였습니다. 김사과 작가의 경우는 이제는 ‘김사과 월드’라고 할 만큼 하나의 완결된 세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것 같아요. 예전과는 다르게 굉장히 코믹하면서도, 세계를 보는 시점이랄까 위치 같은 것을 조금 바꾼 면도 재밌었고요. 너무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