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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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에세이] 모두의 방, 모두의 봄
동서문학상 사무국장인 김미주 님께서는 김경희 작가님께 제주 호텔 프린스에서 있었던 일을 물어봐 주셨다. 김경희 작가님께서는 귀가 어두운 별장지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누구에게라도 소설 속 인물처럼 들렸을 것 같았다. 호텔에 모인 사람들이 별장지기를 떠올리는 동안 밖은 조금 더 어둑해졌다. 윤이형 작가님께서는 소설에서 이것만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물어봐 주셨다. 김혜나 작가님께서는 진실을 말하는 것, 김경희 작가님께서는 어렵게 쓰지 않는 것을 말씀해 주셨다. 필자는 원칙을 조금씩 깨는 것에 대한 고민을 전달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 답변을 듣고 『호텔 프린스』를 읽는다면 좀 더 깊이 읽힐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황시운 작가님의 질문이 이어졌다. 방이라는 공간에 대한 질문이었다. 필자는 최근 들어 방이 시간이 멈춘 공장 같다는 인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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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벽과 빵, 그리고 새 〈문장〉이 열리는 시간
[새 문장에 바란다] 벽과 빵, 그리고 새 〈문장〉이 열리는 시간 김경희 (다큐멘터리 방송작가) 백석의 시를 읽었다. 정오를 기해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꽤 추운 날이었다. 벽에 기대어 무릎을 세우고 앉아 팔짱을 낀 채로 시를 읽었다. 입안에는 마른 빵 한 조각이 녹고 있었다. 구운 빵의 곡물 냄새 때문인지 시를 읽는 내내 코끝이 향기로웠다. 그날, 눈이 그칠 때까지 오래도록 시야에 머문 시는 백석의 「수라(修羅)」다. 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모 생각 없이 문 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젠가 새끼거미 쓸려 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 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중략) 고작 거미 한 마리 문 밖으로 쓸어버리면서도 시인은 마음이 짜릿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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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기획소설_HOTEL④] 코 없는 남자 이야기
작가소개 / 김경희(소설가) - 1976년 서울 출생. 2002년 KBS 라디오 드라마로 데뷔한 14년 차 방송 작가. 2010년 단편소설「코피루왁을 마시는 시간」으로 등단. 2012년 다큐에세이 『제주에 살어리랏다』가 있음. 현재 EBS 《하나뿐인 지구》 구성 작가로 활동 중 《문장웹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