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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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돌들의 풍경
십년감수(十年感秀)_시 돌들의 풍경 김경후 돌과 돌이 있다 그 사이가 있다 한쪽 돌은 닫혀 있다 다른 돌도 그렇다 사이는 물고기 눈을 가지고 돌이 열리지 않도록 지켜본다 가끔 한쪽 돌이 다른 돌에 부딪히면 사이는 빠르게 몸을 날려 다른 돌을 밀어낸다 사이의 지느러미가 다시 두 돌을 감싼다 돌들은 안전하다 안전하게 아프다 한쪽 돌이 다른 돌에게 말을 건네지만 사이는 아가미로 말을 삼켜버리고 다른 돌이란 다 그렇다고 말한다 한쪽 돌은 기다리다가 더 단단하게 사이의 배 밑에 움츠린다 다른 돌은 사이에게서 듣는다 한쪽 돌이 자신 때문에 더 단단해졌다고 무거워진다 한쪽 돌은 몰래 샛눈을 뜨다가 또 다른 돌들을 찾아내 몸을 움쩍거린다 사이가 펄떡이며 있는 힘껏 한쪽 돌을 잡아 보지만 소용없다 사이의 비늘이 벗겨지고 지느러미가 찢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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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침대
침대 김경후 흰 양귀비 구겨진 꽃잎 위로 붉은도마뱀 꼬리 끊고 지나간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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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은하수
은하수 김경후 너의 유골가루 뿌려진 그대로 다시 흩뿌리고 흩뿌리는 밤 그 밤을 오늘이라고 쓰는 여기 너의 강 나의 무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