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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민들레예술문학상 심사후기]글쓰기, 말하는 입의 위대함
인류는 글쓰기/문학을 통해 ‘말’이라는 입의 기능 하나를 발명했다고 말하면 과장일까? 오랫동안 세상은 몇몇 예외적인 인간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입’은 먹는 기관이어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 ‘말하는 입’과 ‘먹는 입’, 즉 글쓰기나 정치에 어울리는 지식인-인간과 ‘먹고사니즘’에 충실해야 하는 노동하는-인간의 분할이 존재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구분은 와해되었다. 오늘날 사람들은 ‘입’을 음식을 섭취하는 기관으로만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먹는 입’과 ‘말하는 입’의 구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일까? 만일 여기서의 ‘말하는 입’이 일상적인 언어활동이 아니라 글쓰기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라면? 어쩌면 현대사회의 강력한 이데올로기인 ‘먹고사니즘’이 우리에게서 빼앗아간 것이 신체의 자유나 특정 이념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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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청소년 창작캠프 취재기] 현업 작가들의 문학캠프 글쓰기 팁
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육하원칙의 법칙, 작가가 글을 쓸 때 의존할 수 있는 가장 큰 수단 김혜진 작가는 학생들에게 육하원칙을 물어보면서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답변이 이어졌다. 아래는 실제로 만들어진 예시이다. 누가 : 장발의 여자아이가 어디서 : 하늘길에서 언제 : 겨울날 새벽 무엇을 : 노래를 하면서 서 있다. 어떻게 (감정) : 슬픈 마음으로 왜 : 귀신이라서 김혜진 작가는 직관과 논리로 소설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왜’ 항목에 ‘왜 죽었는가’ 를 추가했다. 김혜진 작가는 작가들도 처음에는 무슨 글을 쓸지 모르고, 논리와 직관이 있는 질문으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에 스크린을 통해 직접 그린 일러스트들을 보여줬다. 김혜진 작가는 책 표지에 일러스트가 수록되기까지의 일화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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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도시의 묵시록, 지옥에서의 글쓰기 - 김사과론 -
도시의 묵시록, 지옥에서의 글쓰기 - 김사과론1) - 이만영(문학평론가) 이 글은 필자가 이미 발표한 바 있는 「기식, 유희, 분노 – 2000년대 한국소설의 주체 형상화 방식을 중심으로」(『한국문예창작』 14권 2호, 2015)의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1. 목소리들 : "세계를 언인스톨하라!" 오디세우스 서사에 등장하는 '엘페노르'는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고자 하는 인간 형상을 떠올리게 한다. 키르케의 마법에 걸려 돼지로 변해버린 엘페노르. 그는 오디세우스에 의해 비로소 인간의 모습을 되찾지만, 자신을 인간으로 '해방'시킨 오디세우스에게 되레 맹렬한 비난을 퍼붓는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먹고 자는 것 이외에 아무런 고민이 없는 돼지의 삶이 더 매혹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