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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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2만부 작가’ 백 명이 필요하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의 박완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고등어』의 공지영,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의 양귀자, 『깊은 슬픔』의 신경숙, 『새의 선물』의 은희경 등 일군의 여성 작가들은 90년대 한국문학을 화려하게 꽃피운 대표적인 소설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가들이 당시 독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시대적 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다. 거대담론만이 문학적 서사로서 인정되던 시대를 관통하며 그 거대함에 눌려 함부로 드러낼 수 없었던 개인의 욕망은 90년대에 들어서자 탈역사적인 방향으로 분출되었다. 90년대의 한국 소설은 독자들의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불륜소설’이네, ‘아파트소설’이네 하는 식자층의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작가들은 당당했다. 90년대 작가들에겐 당대의 욕망에 응답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그래서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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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도서평론가, 우리를 책세계로 인도하는 이야기꾼
얼마 전 공지영 씨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종합 베스트셀러 1위가 된 게 화제가 될 정도잖아요. 한국문학이 지금 무엇을 결여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외국소설을 읽으려고 해요. 최근에는 신문에 고전을 주기적으로 연재하고 있는데 역시 고전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는데 과학 서적을 읽으려고 해요. 아무래도 지금이 ‘과학의 시대’이다 보니 그쪽에 대한 지식이나 상식을 넓혀야 할 것 같아서요. 2006년 출판계의 특징은 무엇이었나요? = 올해 한국 출판계는 뚜렷하게 성과가 없어요.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문화비 지출이 감소했고, 특히 도서 구입비는 더욱 줄이는 상황이 되었죠. 불황의 여파로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줄 만한 좋은 책 역시 보이질 않네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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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한국 소설 고르는 법
황석영 김훈 신경숙 공지영 은희경 등 100만 부의 고지를 넘어선 적이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김영하 조경란 김연수 등으로 넘어가면 ‘알기는 안다’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윤성희 편혜영 김중혁 등에 이르면 벌써 갸우뚱거린다. 박형서 김사과 안보윤 등의 이름 앞에서는 대략 난감해진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한국 문학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70대 원로작가부터 20대 신인작가까지 수많은 작가들이 각자 작품을 열심히 쏟아낸다. 책이 많이 팔리지 않아도 문예지와 웹 사이트 등 발표 공간이 넓어진 덕분이다. 이들이 다루는 문학적 소재 역시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 철학적 자아 탐색, 자유분방하고 발칙한 상상 등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이 중 어떤 책을 고를지 선택하기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소설에서 아예 손을 놓으면 안 된다는 의무감의 실체는 무엇일까. 아마 학창시절에 받았던 문학교육이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