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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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수필 이복수 작가 | 겨울 참새
새와 인간의 공존-어느새 칠 학년 오 반 이 된 나는 이곳에서 날마다 참새와 공존하며 그의 부지런함을 배워 가고 있는 만년 초등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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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후회할거야] 지금이순간을기록하라
길고양이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 여행자’가 되어 세계 각국의 고양이 명소들을 찾아다니며 공존 사례들을 수집하는 일이었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익숙한 자기 영역을 벗어나는 걸 꺼린다. 나 역시 고양이의 마음을 닮아서인지 낯선 곳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몰랐던 고양이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호기심 많은 고양이처럼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모험이라면 질색하던 내가, 구글 맵 하나 달랑 들고 낯선 나라의 골목을 누비게 될 줄이야. 시간도 돈도 늘 빠듯한 고단한 여행이었지만,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릴 고양이를 생각하면 힘이 났다. 일본 와카야마 현 키시 역의 역장 고양이 타마, 타이완의 고양이 마을 허우퉁, 스웨덴과 프랑스의 반려동물 묘지 등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고양이와 인간이 공존하는 사례를 취재하는 동안 나는 고양이 전문 기자로 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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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일본식 정원과 글쓰기의 미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과거에 직접 경험한 세계와, 시공간을 초월해 정원 기술을 담은 책이 간접적인 방식으로 내게 경험시켜 준 세계의 공존 ? 융합 ? 교차 속에서 내가 이러저러한 의미부여를 시작하고, 전체 맥락을 구상하며, 어떤 기억의 단어는 선택하고 어떤 문장 형식은 기피하면서 짜나간 직물(텍스트)이다. 요컨대 그 글쓰기 과정은 굳이 ‘일본’을 강조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고전 일본 정원을 만드는 이의 작업방식이나 태도와 상당히 유사하다. 내가 일본식 정원 만들기와 글쓰기를 비교했다면, 흥미롭게도 1960년대 말 바르트는 일본의 식사 양태를 글쓰기와 유비시켰다. 일본을 기호학적으로 푼 한 책에서 그는 두 행위가 “우주에 위계질서를 부여하는 심오한 공간”에서 행해진다고 주장한 것이다(Roland Barthes, L'empire des Signes, 김주환 ? 한은경 역, 『기호의 제국』, 민음사, 1997, 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