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10대 감성쟁이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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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쓰면서 뒹글' 운영 규정(2024.01.02)작성일 2023-10-2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000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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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샤이닝
별은 스스로가 빛나는 것을 모른다. 그 이유는 별이 빛을 내고 폭발하는 것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인간도 스스로 빛나는 것을 잊고 살아간다. 특히, 많은 부담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빛나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빛나는 사람이다.나는 지난 6월부터 기침이 심해져 9월 10일 자퇴 서류를 작성했다. 자퇴서를 쓴 후, 선생님께서 "지난 6개월간 함께한 친구들에게 인사할래, 아니면 톡으로 남길 거야?"라고 물으셨다. 친구들을 보고 인사하면 감정이 북받쳐 울 것 같아 톡으로 남기겠다고 선생님께 말했다. 그래서 고마움과 감사함 그리고 미안함을 담은 마지막 편지를 썼다.편지에는 기침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했던 시간에 대한 회상이 담겼다. 또한 영어독서,국어 부장과 팀장 역할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포함되었다.이 편지를 쓰면서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친구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밀려왔다. 감정을 다잡지 못한 채 반톡 화면을 뚜러져라 바라보며 눈물이 날려는 날 참았다.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나 친구들의 따뜻한 택스트들로 이 마음은 약간 괜찮아지려고 했다.톡을 올린 지 5분 정도 지나자, 중학교 동창이자 2학기 학급 반장이 반톡에 메시지를 남겼다. "그동안 고마웠어, 희찬아." 이 말을 시작으로 몇몇 친구들이 메시지를 보냈다. 과학 탐구 실험 조의 친구는 "그동안 학교 생활 수고했고, 앞으로도 힘내길 바랄게"라고 했다. 특수반 친구는 "우리 반을 위해 힘써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었다.중학교 때부터 같은 반 친구였던 친구도 "우리 반을 위해 노력해줘서 고마워"라고 했다. 이후 개인톡으로 몇몇 친구들이 나를 위해 메시지를 보냈다. 대부분의 내용이 "우리 반을 위해 힘써줘서 고마워. 그리고 앞날을 응원할게"라는 내용이었다.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친구는 수학부장 K였다. (K는 의 K와 동일인물)K 덕분에 나는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고, 결석이나 조퇴 시 필기와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줘서 아픈 것을 덜 참아도 됐다. 그래서 K에게 개인톡으로 "K야, 너 덕분에 학교 생활을 생각보다 오랫동안 할 수 있었어. 그리고 네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줘서 너무 고마워. 나는 해준 게 없어 미안해.그리고 고마워."라고 전했다. K는 내 메시지를 보고 5분 후에 답장이 왔다. "나도 너 덕분에 학교 생활 잘 적응했어. 내 사소한 질문에도 항상 진지하게 들어줘서 고마워. 네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귀감이 되었어." 나는 이 문자를 보고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 친구들에게 피해만 준다고 생각했던 내가 사실은 많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퇴를 서둘렀던 지난 죄책감이 미웠다.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내가 빛나고 있다는 것을.나처럼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짊어진 무게와 운명 때문에 힘든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지나치게 자책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폭발할 때 빛난다. 우리는 언제나 빛나는 별이며, 과정 중에 폭발이 있을 뿐이다.
작성일 2024-09-28 작성자 송희찬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39상세보기 -
수필 나는 사랑을 사랑하는 아이
나는 봄의 달달한 봄 내음을 반기는 아이야. 나는 여름의 매미소리를 즐기는 아이야. 나는 가을의 청명한 하늘을 사랑하는 아이야. 나는 겨울의 코끝 시린 추위를 기다리는 아이야. 나는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야. 나는 사랑을 사랑하는 아이야. 나는 참 쉽게 사랑에 빠지는 아이야. 나의 세상에는 사랑스러운 것들이 가득해. 아직 가시지 않은 봄 내음이 사랑스럽고, 온 힘을 다해 놀이터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여름을 준비하려 내리는 소나기와 후덥지근한 공기가 사랑스럽고, 따스한 햇살에 내 곁에 곤히 잠든 친구가 사랑스럽고, 행복을 찾아보려 세상에 무작정 뛰어들었던 어린 내가 낸 용기가 사랑스러워. 내 세상은 사랑투성이야. 아직은 여린 내가 홀로 감당하기 힘든 세상이지만, 지독한 세상에 바르게 설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사랑이 칠해진 내 세상이 아닐까. 나는 행복을 향해 살아가는 아이야. 꽃과 하늘을 보곤 내 생각이 난다며 사진을 보내주는 사람이 행복이고, 더운 여름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행복이고, 사실은 겁이 날 정도로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도 행복이고, 석식 시간 친구와 하는 잠깐의 산책이 행복이고, 예상치 못한 비에 쫄딱 젖은 우리도 어김없는 행복이야. 자그마한 행복이 나를 세상을 다 가진 사람인 것 마냥 행복하게 만들어. 나는 여름향기에 둘러싸인 도서관을 좋아하는 아이야. 무거운 듯 상쾌한 도서관의 공기는 나를 끝없이 들뜨게 해. 내가 사랑하던 그 작가의 작품은 메말라가던 나를 다시 뛰게 만들고, 우연히 마주친 책의 구절은 또 새로운 나를 만들어. 살아갈 힘을 잃은 나에게 또다시 살아갈 힘을 건네주었더라지. 무더운 여름에 시원함을 주는 아주 짧은 글은 내 삶과 힘의 원천이고, 우울해하는 나를 세상 밖으로 꺼내주며 밝은 세상을 선물해 줘. 삭막한 사막 속 오아시스 같은 존재인 네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 영원히 말이야. 너와 내가 만난 건 운명이야. 우리의 인연이 시작된 건 분명 열다섯의 봄이었지. 새 학기를 시작한 첫날, 아직 가시지 않은 겨울 향기에 추워하며 꽁꽁 싸매고 만난 우리였어. 그럼에도 우린 일찍이도 서로를 알고 있었겠지. 아마 내가 너를 알고 있었던 것만큼은 확실했던 것 같아. 우린 운동하는 걸 참 좋아했어.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우린 늘 운동을 함께하며 시간을 보냈고,첫 시험도 그다음 시험도 그 다음번 시험도 지쳐있는 너에게, 나에게 힘이 되어주었더라 지. 여름에 태어난 너와 가을에 태어난 나는 이렇게까지 닮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닮아있었고, 서로를 잘 알았어.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었고, 우리는 서로의 전부가 되었지. 네가 내 세상의 전부였어. 나에겐 늘 좋은 것을 먼저 쥐여주던 너는, 너보다도 나를 늘 먼저 챙겨주던 너는, 드리우는 어둠에 겁 먹은 내 곁에 매 순간 함께 해주던 너는 어느새 내 행복이 되었어. 너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행복이야. 넘어진 나에게, 무너진 나에게 가장 먼저 손 내밀어 일어 켜주는 너는, 언제나 내게 살아갈 힘을 주는 존재야. 어쩌면
작성일 2024-09-28 작성자 보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0상세보기 -
수필 수능D-48, 줄넘기에서 시작된 건강괴짜에 대한 고찰
수능이 48일 남았고, 2교시에는 줄넘기를 했다. 자유롭게 운동하라고 풀어주는 시간이기에 아이패드를 들고 앉아 공부하는 아이들이 대다수지만, 나는 줄넘기를 하고자 하는 소수 그룹에 속한 채 열심히 땀을 흘렸다. 줄넘기는 200개를 연속으로 했다. 힘들면 하늘을 보고 살살 뛰기도 하고 악착같이 계속했다. 일주일에 딱 하루 한시간만 흘리는 땀이니 그 시간만큼은 온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줄넘기를 하며 몸을 쓰는 운동은 두뇌운동이 주를 이루는 어떠한 성취( 예를 들어 한 달동안의 시험준비같은..) 과정을 압축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넘을땐 200개쯤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70개에서 걸려 넘어질 뻔 하고, 100개쯤 다리가 풀리고 120개에서 포기하고싶고, 150개에서 눈을 감고 머리를 치켜들고 190개에서 온 신경이 몰리는 그런 과정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운동을 하고 나면 성취에 관련한 진리에 더 가까워진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이럴 때에는 휴대폰을 들어 딴짓을 하고싶다거나 맵고 단 치킨을 아주 먹고싶다거나 하는 순간순간의 욕망들이 모두 옅어진다.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은 이러한 요소들의 연속인 것 같다. 세수는 아침을 두 눈 온전히 뜬 채 맞이하게 해주고, 샤워는 나를 떳떳하게 잠들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것이 끝나면 인생에 대한 개선의지가 강해지고 사사로운 생각들은 사그라든다. 그러나 이런 것들로만 채워진 삶을 살고 싶냐고 묻는다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매일 운동하고 공부하며 규칙적으로 씻고 자는 사람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벽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그들이 이미 그들만의 낙원 속에 잠겨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치 모두가 싱겁다고 욕해도 자연 속에서 온전한 행복을 누리는 조선선비-스타일-고전시가의 클리셰처럼 말이다. 또한, 우리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장난식으로 비웃고, 그들에게 괴짜 딱지를 붙여버리는 미디어에 세뇌당했다. 만약 모두가 그런 사람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기 시작하면 어떤 이들은 나태한 삶이 고쳐야 할 것으로 인식되는 불편을 마주해야만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더더욱 세뇌가 대중 속에 자리 잡았을 것이다. 열심히 사는 사람을 '괴짜'라 부르는 것은, 그 사람과 동등해지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특출난 한명을 헐뜯고 노력하지 않는 삶을 전시하며 서로 위안을 얻는 분위기는 덤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결코 건강해 보이지 않았다. 계속해서 생각을 이어나가며, 사람들은 서로의 발목을 쥐고 릴레이로 진흙탕에 뒹굴며 만족감을 얻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만약 내가 평생 접한 미디어가 열심히 바르게 사는 사람들의 잔잔하고 긴 인생의 재미를 자주 다루었다면, 나는 ‘정신도 쉬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 과자나 라면을 입에 밀어 넣으며, 웹툰에 빠져드는 가짜 휴식을 내 삶에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알찬 하루보다 중독적인 하루가 행복을 더 증진시
작성일 2024-09-27 작성자 해강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683상세보기 -
수필 그냥, 당신에게 하고픈 말
안녕하세요저는 있잖아요그냥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어요 저는 글자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떤 글자이든지 간에 그 글자에 황홀한 추억 하나 걸어놓으면 다 작품이 되거든요 그 까닭에 이 낭비스런 시간도 당신의 마음속 아름다운 액자에 걸어놓으면 다 보석이 된답니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읽어보세요 당신은 오늘 힘든 일이 있었어요 당신이 질투하는 바로 그 잘난애에게,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바로 그 잘난애가, 고백을 했거든요 학교를 뛰쳐나가서 당신의 사랑을 망친 시험지처럼 찢고 싶었겠죠 그럼에도 기어이 참고 여기까지 오셨네요 제 글을 읽고 계시잖아요 저와 당신은 참 닮은 구석이 많아요 얼굴에 피가 나듯이 붉어오른 여드름 몇마리 이곳에서 답을 찾듯이 여러 글들 사이를 방황하고는 무엇을 써야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잠에 든 숲 속의 오로라이지요 당신은 스스로를 미워하고 있어요 못생긴 미꾸라지라며 자신에게 언어학대를 남발하죠 저도 사실 그래요 이 글을 읽고 오늘 처음이라도본인을 사랑해보세요 사랑이라는 하늘속 우정이라는 연 위에 올라타 자유와 기쁨의 노래를 불러 보아요 마치 어두운 밤 서럽게 우는 두꺼비처럼 마음껏 모든 것을 바쳐서 노래를 불러 보아요 이제 제 손을 잡고, 내일을 기대해보아요 지금까지 제 말이 빈 말처럼 들리셨다면 그건 아마 제가 텅텅 빈 창고였기 때문이었을 거에요 만약 거미줄이 사방에 쳐진 창고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하면, 결코 믿지 마세요 아니, 믿어주세요
작성일 2024-09-25 작성자 위다윗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00상세보기 -
수필 나의 외할머니 이야기
옛날 옛적 한 시골에, 태어나길 강골로 태어난 한 소녀가 있었다. 1남 3녀의 장녀로 태어난 그 소녀의 아버지는 6.25 전쟁에서 돌아가셨고, 심지어 어머니는 몸이 좋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소녀는 자신의 오빠와 함께 어릴 때부터 농사일을 하며 아픈 어머니와 여동생들을 먹여 살려야 했다. 그 소녀가 바로 나의 외할머니다. 할머니의 특징이 몇 가지 있다. 할머니는 아름다운 얼굴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생긴 얼굴도 아닌 평범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할머니를 본 사람마다 입을 모아 하는 말이, 나이보다 20살은 젊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건 지금의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특유의 동안은 우리 어머니도 물려받았는데, 마찬가지로 예쁜 편은 아니지만 우리 어머니는 나이 대비 10살은 젊어 보인다. 다만 나는 담배를 뚫어 보지 않겠냐는 친구들의 권유를 고등학교 때 여러 차례 받은 바, 아쉽게도 나에게까지 전해져 오지는 않은 것 같다. 또 할머니는 어릴 때부터 힘이 세고 운동 신경이 좋았다고 한다. 지금으로 따지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소 두 마리를 끌고 논 한 마지기를 갈았다고 하는데, 나로서는 믿기 어렵지만, 할머니 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과장 좀 보태서 어느 운동을 해도 대성했을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시골에는 그런 인프라가 없는 데, 옛날에는 오죽했을까? 할머니의 타고난 힘과 운동 신경은 빛을 보지 못했다. 할머니는 일찍 결혼을 해야 했다. 그것도 나이 많은 남자의 후처로, 옛날 시골에서는 드물지 않은 일이었다. 십 대에 한 남자의 후처로 들어온 할머니는, 잦은 외도로 가정에 충실하지 않았던 남편을 떠나 어머니가 어릴 때 서울로 상경하셨다.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무학의 여자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는 것은 - 진부한 표현이지만 -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힘든 일이었으리라. '머리가 나쁘면 몸으로 때워야 한다'는 격언이 있듯이, 할머니에게 주어진 직업은, 한 위대한 노동자가 가혹한 노동환경에 저항하여 자기 몸에 영원토록 꺼지지 않는 불을 붙인, 우리나라 노동운동 역사의 상징과도 같은 사건이 일어난 바로 그 시장에 있는 한 의류 공장의 여공이었다. 불과 몇 년 전에 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공장의 노동 환경은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몸으로 때우기'는 상상 이상으로 가혹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제대로 된 환풍구 하나 없는 2평 남짓한 공간에서 6시부터 8시까지 무려 14시간을 일해야 했다. 어머니가 성인이 되어 취업을 하기 전까지 계속.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노동 환경은 점차 좋아졌다곤 하지만, 할머니가 그동안 어떤 고통과 힘겨운 시간을 인내하셨을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그 힘든 시간을 견뎌오신 동안, 할머니는 악착같이 돈을 모으셨다. 어머니가 취업을 하시고 거의 10년쯤 후, 그동안 할머니가 모으신 돈과 어머니가 직장에서 번 돈, 그리고 대출을 합해 서울에 작은 집을 살 수 있었다. 마침 그 집값은 서울 개발 바람을 타고 상당히 올랐고, 몇 년이 지나 집을 팔자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 경험으로 할머
작성일 2024-09-21 작성자 러셀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56상세보기 -
수필 술은 어른들의 음료래
어른스럽다고 다들 내게 말한다.나를 만난 후에 뱉는 첫마디가 성숙인 걸 보면 외형인가세 자매 중 장녀라 어릴 때부터 행동에서 묻어 나오는 것이 있어내면인가외형인지 내면인지는 알 수는 없으나‘성숙, 어른스럽다’어릴 때부터 지독하게 들어왔던 말이다.그런데 나는 그렇진 않다.친구들도 어른들도 다들 어른스럽다고도 하지만정반대인걸내 눈엔 그런 친구들이 더 성숙해 보인다.아이처럼 좁은 사고를 가진 나.자신만의 세상에 갇혀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인 나와는 달리우물을 벗어나 넓은 세상을 보고 경험하는내 친구들자신을 가꿀 줄 아는 내 친구들내 친구들은 이젠 어른 같다.자신한테 맞는 색, 스타일을 안다. 알아도 너무 잘 안다.반면에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뭘 입어야 하는지 난 뭐가 어울리는지그냥 지금을 유지하는 것이 버겁기만 하다.오늘은 유독 견디기 버거운 날이었다.나름 나는 잘 하고 있는 사람에다가남부러운 사람이라고 자기 위안하며 살았는데오늘 다 깨져버렸다.그냥 현실을 본 것뿐이다.꿈에서 나온 나는 별 볼 일 없었다.그 꿈과 현실의 차이가 나를 괴롭혔다. 아주 고통스럽게그냥 주변에 있는 모두가 부럽다.너무 부러워 이제는 질투까지 날 지경이다.모두가 행복해 보이기만 한다.아는데 나도 아는데그냥.. 그렇게 믿어진다.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져버리기엔 너무 아까워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좀 뛰었다.이것마저 의지박약에다 지쳐버린 나는천천히 걷는 걸로 만족했다.집에 와서는 냉수를 꽤나 마셨다.운동을 아무리 해도 이 정도는 아닌데.평소엔 줘도 마시질 않는 물을 들이켰다.냉수를 꽤나 받아놓고벌컥벌컥 들이켰다.물이 술이라도 되는 것 마냥.평소엔 어린이용 컵으로 2잔을 넘기기 힘들었는데오늘은 족히 머그컵 6잔은 마신 것 같다.물 비린내가 알코올이라도 되는 양그 얄팍한 물 비린내에 약간은 취하길 바라면서끝도 없이 물을 술처럼 들이켰다.물이 잠깐은 술처럼 느껴졌다면진짜 내가 미쳐버린 걸까바보 같은걸..그나저나혼자 마시는 술은 꽤나 외롭겠구나-
작성일 2024-09-21 작성자 김구불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83상세보기 -
수필 학교 하교
지난 8월 말, 담임 선생님께서 조용히 부르셨다. "희찬아 잠깐 나 좀 보자." 나는 선생님의 말씀에 순간 겁이 막 올라왔다. 나는 분명 잘못 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선생님께서 진지하게 부르셔서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선생님을 따라 교무실에 갔다. 교무실은 시험기간이라 조용하고 엄숙했다. "희찬아 3년을 버틸 수 있겠어?" 선생님의 첫 마디가 정적을 깼다. 대화는 10 정도였지만, 대화의 깊이는 상상 이상이있었다. 나는 이 말이 "이제 버티기 힘들 것 같다. 희찬아."라고 들렸다. 한 마디로 자퇴를 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이다. 나는 놀랐기 보단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침 때문에 학교 생활을 오래 할 수 없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 생각 뒤에는 약간의 서운함과 억울함 그리고 속상함이 가득했다. 내가 기침을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닌데. 나는 22년 10월부터 다양한 원인의 기침을 앓고 있다. 정신과에서는 틱으로 보고 대학 병원에서는 알레르기성 천식으로 보고 있다. 23년에는 증상이 줄었다가 고등학교 입학을 하고나서 다시 심해졌다. 그러다가 6월에 감기가 들어오면서 기침이 악화됬고, 6월의 절반 이상을 조퇴, 결석, 지각으로 보냈다. 2학기가 시작된 8월에는 상황이 더 심해졌다. 매주 조퇴를 2~3번 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생님이 자퇴 이야기를 하신 것은 이해가 갔다. 선생님께서 하신 말의 끝자락을 물고 온 말을 듣고 나는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었고 기침이 더 심하게 나왔다. 선생님은 "이러다가 네가 너를 잡겠다."라고 말씀하셨다. 몸에서 땀이 계속 흘렀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상황에서 이명과 함께 수업 종이 울렸다. 다음 시간은 부담임 선생님이신 국어 선생님의 수업이었다.나는 급히 상담을 마무리 하고 빨리 교실을 향했다. 내 몸은 몸살에 걸린 것처럼 더 힘들었고 마음 역시 몸살에 걸린듯 무거웠다 수업에 들어가자 국어 선생님이 나에게 "희찬아 무슨 일이야? 왜 늦었어?" 라고 물으셨다. 나는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무겁게 답을했다. "담임선생님과 상담이 있어서요."그렇게 시집을 읽었지만 시의 내용이 들어오지 않았다{수업 시작 전 5분은 시집 읽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답답했지만 어찌저찌 이 날의 모든 수업을 끝냈다. 수업이 끝난 후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우리가 생각했던 것을 해야되나 봐." 엄마에게 이 말을 할 때 내 감정은 억울함, 허무감, 우울함, 배신감 등이 몰려왔다. 버스를 기다리며 눈물이 흐를 것 같았지만 나는 꾹 참았다.엄마는 의외로 덤덤했다. {아니면 내 앞에서 덤덤한 척을 한 것이다.} 나는 엄마의 반응에 다시 무너졌다. 그렇지만 울지는 않기로 다짐했다. 집에 도착하니 선생님에게서 카톡이 왔다. "희찬아, 잠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주말동안 쉬렴." 선생님의 문자에 나는 한 번 더 흔들렸다. 결국 나는 위센터에 가서 상담을 받고 여러 감정을 정리하려고 했다. 그러나 감정 정리는 어려웠다. 우울함이 더 몰려왔다. 엄마는 이런 내가 안쓰러웠을까? 상담
작성일 2024-09-21 작성자 송희찬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91상세보기 -
수필 [초대] 김멜라 소설가, 고선경 시인과 함께 하는 〈글틴이 뽑은 2024 오늘의 문학〉
[초대] 김멜라 소설가, 고선경 시인과 함께 하는 〈글틴이 뽑은 2024 오늘의 문학〉 문학광장 청소년 문학 플랫폼 '글틴'의 '글티너'들이 직접 선정한 오늘의 작가, 오늘의 문학과 함께 낭독을 진행하는 문학주간2024 협업 프로그램입니다. 김멜라 소설가와 고선경 시인, 그리고 글틴 친구들까지! '글티너'들이 직접 쓴 편지와 작가님들의 답장까지, 들어보아요! 신청링크 바로가기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1227217/items/6152721
작성일 2024-09-19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75상세보기 -
수필 일기 속을 한없이 걷는 사람
그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때, 나 혼자만 외딴 섬에 고립되어있는 기분이 들때 난 일기를 쓴다. 너무나도 외롭고 쓸쓸해 모든 격려의 말들이 그저 말뿐인 위로로 느껴질때 일기가 나의 유일한 말동무가 되어준다. 일기에 속상했던 경험,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진솔한 감정을 담을때 난 마치 꽤 오래 나와 함께해온 친구에게서 묵묵히 위로받는 그런 기분이 든다. 일기에 고단했던 그 하루를 적어내려갈수록 난 일기를 하나의 물질로서의 일기가 아니라 그 누구보다도 날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또 다른 나 자신이라 느끼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받는다. 초등학교 3학년, 내 인생의 첫 일기에서 난 형식적인 하루일과처럼 그 하루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적었었다. 그런데 일기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난 어린 마음에 일기에게 친밀감이 들며 일기가 오랜 소꿉친구처럼 느껴졌고, 그때부터 하루일과가 아닌 ’나의 감정‘을 기록하기 시작했다.나의 감정을 기록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였다. 나조차도 잘 모르던 나의 감정을 부족한 어휘력으로 글에 모두 담아내긴 어려웠고, 초반엔 ’기쁘다, 슬프다, 화가 난다’와 같이 포괄적으로만 나의 감정을 적었던 것 같다.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난 또다시 달라졌다. 온갖 산전수전들을 다 겪으며 이 사건들을 일기에 담을때마다 난 매번 생각해보게 되었다.‘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은 뭘까?’늘 생각에 대한 답이 바로 떠오르는 건 아니였지만,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난 표면적인 감정 그 밑에 숨겨진 나의 내면을 알게되었고 난 나의 감정과 그의 주인인 ‘나’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난 그렇게 매일 내 감정에 대한 인지도를 쌓아가며 하루하루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었고, 어느날 지금까지 써왔던 일기들을 읽다 문뜩 깨달았다.‘아, 지금까지 써온 일기들 중에서는 오늘 하루 있었던 안 좋은 일을 되새기는 일기만 있지, 좋은 일을 되새기며 감사하는 일기는 없구나..’난 일기로 내 자신을 되돌아보다 지금껏 난 내가 남들과 다르게 당연하게 누렸던 것들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나는 갖지 못하고 남은 가진것‘에 대해서만 생각하며 나 자신에게 불만을 느껴왔었던 것을 깨달았고 그래왔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난 일기에 그날의 불행보다는 내가 느꼈던 행복한 순간들을 감사와 함께 담아내기로 결심했다. 감사를 떠올린 순간 난 ’감사일기‘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얘들아, 감사일기 안 쓰면 내일 부모님한테 전화한다. 숙제로 꼭 매일 써와!"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접했던 ’감사일기‘는 그 당시 내가 가장 싫어했던 강압적인 선생님이 하라고 강요했던 것이였기에 난 그때 감사일기를 억지로 써가며 감사의 가치를 느끼지 못했었지만 다시 되돌아보니 감사일기를 써오라며 윽박지르던 선생님의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어느정도는 이해가 됐다.’어른들이 괜히 감사하며 살라는게 아니였구나..‘ 난 그때부터 그날 하루 있었던 나쁜 일은 잊고자 되도록이면 일기에 담지 않았고 좋은 일들만 기억하기 위해 일어났던 일상
작성일 2024-09-11 작성자 그냥인간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61상세보기 -
수필 사랑의 정의
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어느날 친구가 물었다 음 사랑은 나랑 너야 누가 내가될지 어떤 이가 너가될지 둘다 서로에 대해서 잘알지 못해 너 나 라고 지칭하지만 그럼에도 그사이에서 생기는 그런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이 사랑이 아닐까?언제 어디서나 너랑나만 있으면 생겨나는 그런 존재말이야
작성일 2024-09-04 작성자 미그고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36상세보기 -
수필 꿈으로 달리기
나는 언젠가부터 꾸준히 잘 달리는 사람이고 싶었다. 달리기는 내게 학교에서 기초체력검사를 하는 날, 가장 피하고 싶은 종목이었다. 이 악물고 죽어라 뛰고 나서 느끼는 어지럼증하며,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때에 온몸을 적시는 땀이 싫었고, 친구들이 나를 앞서 지나가거나 바퀴 수에서 차이가 날 때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나는 아주 빠르지도 아주 느리지도 않은 학생이었지만, 오래달리기에는 유달리 취약했다. 지구력을 검사하는 종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몸이 휘청휘청할 때에도 그냥 계속 달렸다. 달리고 나면 너무 불쾌했다. 토하고 와서 잠이나 자고 싶었다. 원래 그런 것이었다, 나에게 달리기는. 내가 잘 달리는 건 모르겠고 그냥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처음 생각한 것은 아마도 김상민의 책 를 읽은 이후였을 것이다. 그 책에 묘사된 달리는 마음이 나를 착각하게 했다. 나에게도 달리기가 단번에 저런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밤의 달리기와 새벽의 달리기가 하루의 끝과 시작에서 생기를 잔뜩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계절의 공기를 담뿍 마시고, 건강하게 살아가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나는 그 책을 처음 읽은 겨울 방학 내내 생각만 했다. 조금만 따뜻해지면 꼭 뛰어봐야지, 하고. 그렇게 봄이 되었고 마침 반복되는 모든 날이 너무 좋았고 꽃들은 금세 만개했다. 그리고 나는 달리기를 잊었다. 계절에 취하는 와중에는 항상 다짐들이 물렁해진다. 얄팍하게 품었던 환상은 그래서 더욱 쉽게 잊혔다.다시 달리기를 생각한 것은 요조와 임경선의 인스타그램을 매일 확인하면서부터였다. 둘의 공저 를 읽은 후로 나는 천천히 그녀들의 책을 맛보며 열렬한 팬심으로 무장한 독자가 되었다. 그녀들의 인스타그램에는 달린 거리와 페이스를 측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어플을 캡처한 화면이 자주 올라왔다. 어떤 때는 거의 매일 올라왔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자들은 달리는군! 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되고 싶었다. 심지어 요조는 달리기를 끝내고 하드도 하나 먹었다. 더울 때나 추울 때나 그렇게 했다. 나는 매일 달리고, 달린 후에 하드를 먹는 기분이 궁금했다. 이젠 정말 달려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선선한 가을이었다, 해는 점점 짧아지고 있었고, 벼는 노랗게 익어갔다. 하늘은 높고 파랬고 산책하는 사람도 많았다. 나는 우리 동네의 자전거 도로를 낀 산책로를 달리기로 마음 먹었다. 논밭을 사방에 두르고 있어 황혼 무렵에 물결치는 황금빛 벼의 아름다움을 목격하기도 쉬운 길이었다. 길을 한바퀴 돌아 출발한 자리로 다시 돌아오면 아파트 상가 근처였다. 그. 상가에는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이 있었다. 내 계획을 달성하기에 너무도 안성맞춤이었다. 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일 무렵 나가려는데, 나에게 런닝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가진 운동화들은 모두 굽이 있거나 신발 밑창이 너무 얇았고, 그것도 아니면 닥터마틴 워커 뿐이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있는대로 크록스를 신고 나섰다. 출발선에 서니 마음이 부풀었다. 나도 러너다. 하는 거창한 마음으로 가득찼다. 그렇게 발목을 몇 번 돌리고 한 발짝
작성일 2024-09-03 작성자 담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24상세보기 -
수필 여름은 언제부터 사랑과 청춘의 대명사가 되었나
여름은 언제부터 사랑과 청춘의 대명사가 되었나 후덥지근한 교실의 여름과 절정의 여름, 레몬 향이 넘실거리는 첫사랑의 맛이 나햇살을 받아 연한 갈색으로 빛나던 네 머리카락. 돌아갈 수는 없어도 펼치면 어제처럼 생생한, 낡은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단편 필름들 열아, 밖에서 차 덜컹거리는 소리 안 들려? 하는 네 물음이 열기에 뭉그러져 이방인의 언어처럼 들리던 때(아냐, 사실 그거 내 심장 소리야 너를 보면 자꾸 덜컹거려 이제 막 뚜껑을 딴 탄산음료처럼 부글거리고 자꾸 톡톡 터지려고 해)솔직해지기는 부끄러워 그렇네, 간단히 대답하고 말았던 기억 말미암아 절정의 청춘, 화성에서도 사랑해는 여전히 사랑해인지 밤이면 얇은 여름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네 생각을 하다가도열기에 부드러운 네가 녹아 흐를까 노심초사하며, 화성인들이 사랑을 묻거든 네 이름을 불러야지 마음 먹었다가도 음절마저 황홀한 석 자를 앗아 가면 어쩌지 고민하던 그러니 따끔한 첫사랑의 유사어는 샛노란 여름 2018 제26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중등부 시 부문 동상 수상작유지원 (서울 동국대 사대부 중2) - 첫사랑, 여름 시, 소설뿐만 아니라 여러 문학 작품에서 여름은 맑고, 쾌청하고, 쨍한 계절과 상징으로 등장한다. 당신이 겪고 있는 여름은 어떠한가? 여러 문학 작품에서 느꼈듯이 맑고, 쾌청하고, 쨍한가? 아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그 덕에 구름의 그림자에 기대지 못하고 그늘 없이 쨍한 햇볕과 후덥지근한 공기에 둘러싸여 있을 것이다. 혹은 교실과 같은 공간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혹은 11시까지 냉랭히 작동되는 에어컨 아래 있느라 그 여름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내가 여름을 만끽하게 된 것은 8월 11일, 늦여름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날이다. 사실 근 몇 년간 날씨를 보면 8월도 더 이상 늦여름이라고 칭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넉넉잡아 9월까지 여름으로 봐도 될 정도로 여름은 더 뜨겁고, 길게 늘어지고, 습해졌다. 동남아와 달리 기온이 높을 뿐 아니라 습도 또한 높기에 숨을 쉬기 벅찰 정도이다. Summer Holic그런 날씨에도 숨을 참아가며 한여름을 만끽하게 되었다. 전날 학교에 갈 적응을 한다며 동유에게 1시에 만나자 선포하고, 막상 12시에 일어나 자연스레 2시로 만날 시간을 늦추던 날이었다. 끈적한 선크림을 대신해 검은 체크 남방을 입고, 로마자는 Ⅰ,Ⅱ,Ⅲ만 읽을 줄 알고 자리로만 겨우 읽는 멋쟁이 가죽 시계를 차고, 읽지도 않을 황인찬 시집을 몇 권 가방에 넣고, 휴대용 선풍기를 가방에 집어넣었다. 서늘했던 집 밖을 나오니 나를 후회라도 시키려는 듯 쨍한 햇볕과 습한 공기덩어리들이 폐 속 깊이 침투했지만, 시간을 대가로 매몰 비용을 지불했기에 약속을 무를 수도 없었다. 입에 머금고 있는 것 - 현재 음악을 반복합니다.여름에 어울리는 노래를 들으려 이어폰을 끼고, 플레이리스트엔 알맞는 노래가 없어 어울리는 노래를 찾아야지, 하면서도 새로운 노래를 찾고, 듣기 두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노래, 영화, 시리즈물, 특히 책을 사거나
작성일 2024-08-31 작성자 쿼크 좋아요 0 댓글수 2 조회수 233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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