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우리오빠와 화로

  • 작성일 2005-05-20
  • 조회수 959

낭독자 : 김보영/임화

 

우리오빠와 화로


 

임 화

 

 

사랑하는 우리 옵바 어적게 그만 그러케 위하시든 옵바의
거북문이 화로가 깨어 젓서요
언제나 오빠가 우리들의 '피오니ㄹ' 족으만 기수라 부르든
영남(永男)이가
지구에 해가비친 하로의 모든 시간을 담배의 독기 속에다
어린몸을 잠그고 사온 그 거북문이 화로가 깨어 젓서요

 

그리하야 지금은 화젓가락만이 불쌍한 우리 영남이하구 저하구처럼
똑 우리 사랑하는 오빠를 잃은 남매와 같이 외롭게 벽에가 나란히 걸렷서요

 

옵바 ……
저는요 저는요 잘 알엇서요
웨 그날 옵바가 우리 두 동생을 떠나 그리로 드러가실 그날 밤에
연겁허 말는 권연[卷煙]을 세개씩이나 피우시고 게섯는지 저는요 잘 아럿어요 옵바

 

언제나 철없는 제가 옵바가 공장에서 도라와서 고단한 저녁을 잡수실 때
옵바 몸에서 신문지 냄새가 난다고 하면
옵바는 파란 얼굴에 피곤한 우슴을 우스시며
…… 네 몸에선 누에똥내가 나지 안니 - 하시든
세상에 위대하고 용감한 우리 옵바가 웨 그 날만
말 한 마듸 없시 담배 연기로 방속을 메워 버리시는
우리우리 용감한 옵바의 마음을 저는 잘 알앗세요
 
천정을 향하야 기어 올라가든 외줄기 담배 연기 속에서
옵바의 강철 가슴속에 백힌 위대한 결정과 성스러운 각오
저는 분명히 보앗세요
그리하야 제가 영남이의 버선한아도 채못기엇슬 동안에
문지방을 때리는 쇠ㅅ소리 바루르 밟는
거치른 구두 소리와 함께 가버리지 안으섯서요.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우리 위대한 옵바는 불쌍한 저의 남매의
근심을 담배연기에 싸두고 가지 않으섯서요
옵바! 그래서 저도 영남이도
옵바와 또 가장 위대한 용감한 옵바 친구들의 이야기가
세상을 뒤줍을 때
저는 복사기를 떠나서
백 장의 일전짜리 봉통(封筒)에 손톱을 EN러 트리고
영남이도 담배냄새 구렁을 내쫓겨 봉통 꽁문이를 뭅니다
지금 만국 지도 같은 누덕이 미테서 코를 고을고 잇습니다

 

옵바! 그러나 염려는 마세요
저는 용감한 이나라 청년인 우리 옵바와 피ㅅ줄을 가치한 계집애이고
영남이도 옵바도 늘 칭찬하든 쇠가튼 거북문이 화로를 사온
옵바의 동생이 아니얘요
그러고 참 옵바 악가 그 젊은 남어지 옵바의 친구들이 왓다 갓습니다
눈물 나는 우리 옵바 동모의 소식을 전해주고 갓세요
사랑스런 용감한 청년들이 엇습니다
세상에 가장 위대한 청년들이 엇습니다
화로는 깨어저도 화젓갈은 기ㅅ대처럼 남지 안엇세요
우리 옵바는 가섯서도 귀여운 '피오니ㄹ' 영남이가 잇고
그러고 모든 어린 '피오니ㄹ'의 따뜻한 누이품 제 가슴이
아즉도 더웁습니다

 

그리고 옵바 ……
저뿐이 사랑하는 옵바를 일코 영남이뿐이 굿세인 형님을 보낸 것이겠슴닛가
슬지도 안코 외롭지도 안습니다
세상에 고마운 청년 옵바의 무수한 위대한 친구가 잇고
옵바와 형님을 일흔 수없는 계집아히와 동생
저의들의 귀한 동무가 잇습니다

 

그리하야 이다음 일은 지금 섭섭한 분한 사건을 안꼬잇는
우리 동무 손에서 싸와질 것입니다

 

옵바 오날밤을 새어 이만장을 부치면 사흘 뒤엔 새솜옷이
옵바의 떨니는 몸에 입혀질 것입니다
이러케 세상의 누이동생과 아우는 건강히 오늘날마다를
싸홈에서 보냅니다

 

영남이는 여태 잡니다 밤이 늦었어요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