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공모마당 산문 최우수작] 낙엽을 주우며 중에서

  • 작성일 2008-04-17
  • 조회수 666

낭독자 : /백남구(거석)

[2007 공모마당 산문 최우수작]

 

 

모처럼 맞는 한가한 일요일 아침이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내 좁은 뜨락으로 나서 본다. 열 평도 채 못 되는 마당, 담장 옆으로 두어 평이나 됨직한 화단에는 담쟁이덩쿨, 무화과, 넝쿨장미, 엄나무, 라일락, 매실, 자두나무 들이 거의 알몸으로 비에 젖어 있다. 그 동안 관심을 두지 못했던 탓으로 여기저기 낙엽이 흩어져 있다. 안방 창문과 베란다 앞쪽에 10년 걸려 조성한(?) 손바닥만한 잔디밭에도 등나무 잎이 총총 박혀 있다.

비를 들고 쓸려다가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요즈음 사람들 너무 서둘러. 그저 빨리 해치우려고만 들거든. 차근차근 생각하고 나서 행동해도 늦지는 않을 텐데....”

지난 해, 山寺에서 잔잔한 호수와도 같은 눈빛을 한 노스님을 만났을 때도 가을이 막 우리 곁을 떠나고 있었다. 낙엽을 흙과 함께 쓸고 있는 童子를 지긋이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내뱉던 그의 말이 속 깊은 항아리에서 울려오는 소리처럼 자꾸만 귓전을 맴돌고 있었다. 먼 산봉우리에서 뭉게구름이 일듯 피어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서두르고 있는가?’

 

 

백남구 산문 <낙엽을 주우며> 중에서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