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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연, 「청혼」

  • 작성일 2018-10-25
  • 조회수 7,888


[caption id="attachment_273042" align="alignnone" width="640" class="cente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caption]




배수연|「청혼」을 배달하며…



선물상자가 불 위에서 혼자 끓고 있는 냄비처럼 느껴질 때까지,
냄비 속의 앵두가 익다가 졸아들어 앵두잼이 될 때까지
내내 당신 곁에 있겠어요. 오직 사랑하는 당신 곁에.
아침마다 앵두잼 병뚜껑을 열어 당신과 함께 떠먹겠어요.
(우린 둘 다 너무 단 건 안 좋아하지만······)

내가 드리는 것이 슬픔이든 원망이든 남루함이든
나와 함께 맞아야 하는 것이 폭우든 폭설이든
결코 거절하지 않는 이는 당신뿐이랍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가 여러분 곁에 있으신지요?

시인 진은영


작품 출처 : 배수연 시집, 『조이와의 키스』, 민음사, 2018.



문학집배원 시배달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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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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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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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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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0건

  • 10701곽한신

    이 시는 사랑하는 연인이 남자 혹은 여자가 상대방에게 청혼을 하는 내용이다. 시를 읽고 든 생각이지만 사랑이란 감정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이 아닐까 싶다. 나도 훗날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이런 행복함을 나눠주며 사랑을 알려주고 싶다. "나는 눈을 세 번 깜빡깜빡하고 그사이 두 번 입맞춤을 할께" 라는 달콤한 말로 상대방에게 사랑을 말하는 방법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금은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이런 표현을 통해 '청혼'이란 제목에 맞는 내용을 부각시켜주는 것 같다. 미래를 함께할 배우자를 고르는 것은 살면서 수많은 실수가 있을 수 있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말이기에 더욱더 감미로운 것 같다.

    • 2018-10-31 09:40:33
    10701곽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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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616정세윤

    이 시에서 화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아름다운 사물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다. 캐럴에 흔들리는 종처럼~,너의 외투속을 날아다니는 작은새 등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물에 비유하며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방식이 실제 말로 하기에는 매우 부끄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로 표현하기에는 자신이 사랑하고 있고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잘 전할 수 있는 좋은 매체인 것같다.그리고 늘 '너'라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같다. 나도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떄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면 이렇게 시로 상대방에게 나의 마음을 아름답게 전달해 보고 싶다.

    • 2018-10-31 10:51:01
    10616정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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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11신승록

    이 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청혼을 하는 내용인데, 1연과 2연의 마지막 행에 '조금만 조금만'을 반복해서 떨리는 마음을 정말 아름답게 표현한 것 같다. 특히 '함께 호호 불어 가며 익은 앵두를 먹자' 등 의성어 표현을 많이 써서 화자의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 것 같다. '청혼'이라는 제목을 쓰고, 청혼의 과정을 그대로 대사처럼 써놔서 인상적이었다. 이 시를 읽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청혼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결혼이라는 것은 평생 함께하자는 뜻이기 때문에 더욱 화자의 마음이 잘 느껴졌다.

    • 2018-10-31 13:32:10
    10111신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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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13양은호

    이 시는 한 남자나 여자가 상대방에게 청혼을 요청하는 시의 내용이다 이 시에서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볼래라는 구절은 최근 저도 누군가를 많이 기다려본 경험이 있기에 이 시에 더 공감이 갑니다. 또 이 시의 마지막 연에서 깜빡깜빡 입 맞춤을 하고 있을꺼야라는 그만큼 서로를 아끼고 좋아하고 마음이 맞으니 그렇게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를 읽고 어느 한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믿음을 받는거란건 정말 축복 받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시의 누군가가 지금 무척 부럽고 약간의 질투도 들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를 고른 이유는 청혼이라는 주제가 다른 시에 비해 궁금하고 어떤 내용인지 알고 싶어서 이 시를 읽게 되었습니다

    • 2018-10-31 13:38:50
    10113양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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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헌10108

    이 시는 어떤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청혼을 하는 내용인것 같다. 나는 이시를 보면서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나의 지친 헝겊들을 네가 알아봐 줄까'라는 구절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나도 어떤 사람을 좋아한적이 있었는데 그사람은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시의 내용이 많이 공감되고 이 시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이시에서는 매일 매일 선물을 주고 싶다는 표현을 통해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러한 비유적 표현들이 나에게 화자의 마음을 잘 전달해 준것 같다. 나도 나중에 꼭 좋아하는 사람에게 멋지게 청혼 하고 싶다.

    • 2018-10-31 13:39:22
    김재헌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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