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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669회 : 1부 정한아 소설가 / 2부 기혁 시인

  • 작성일 2021-07-07
  • 조회수 1,025
  • 방송일
  • 러닝타임1시간11분
  • 초대작가1부 정한아 소설가 / 2부 기혁 시인


문장의 소리 제669회 : 1부 정한아 소설가 / 2부 기혁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이서수, 「미조의 시대」1),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정한아 소설가





정한아 소설가는 2005년 대학문학상으로 등단, 2007년 장편소설 『달의 바다』로 제12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 소설집 『나를 위해 웃다』, 『애니』, 『술과 바닐라』, 장편소설 『달의 바다』, 『리틀 시카고』, 『친밀한 이방인』 등이 있고 문학동네 작가상, 김용익 소설문학상, 한무숙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Q. DJ 최진영 : 최근에 『술과 바닐라』를 출간하셨어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A. 정한아 소설가 : 원래 소설집을 출간하면 지인들도 만나고 바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고요. 8월에 아이들과 제주도 한 달 살기를 갈 예정이라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Q. 이번에 내신 『술과 바닐라』라는 소설은 세 번째 소설집이고 여섯 번째 책이죠. 이번 책 준비하시면서 어떠셨나요?

A. 준비하면서 설렘이 별로 없었어요. 왜 그럴까 두려운 마음에 원래는 설레야 하는데 조금 덤덤한 마음에 책이 나오고 나니 너무 좋더라고요. 그 이유가 뭘까…. 그동안 책을 내오면서 타성에 젖은 면이 있었는데 딱 결과물을 보니 여전히 너무 행복하고 좋더라고요. 즐거웠습니다.


Q. 저도 첫 책 나오고 나서 몰랐는데 내면 낼수록 뿌듯함이 있는 것 같아요. 책 뒤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어요. ‘결혼한 여자의 삶은 독하면서도 부드럽고 씁쓸한 동시에 달콤하다.’ 이 책 처음에 실려 있는 「잉글리쉬 하운드 독」의 주인공 미연은 남편과 아이들을 살뜰히 챙기지만, 어딘가 모를 결핍에 시달리고 표제작인 「술과 바닐라」의 주인공은 드라마 작가로 커리어를 쫓느라고 자기 아이에게 마저 낯선 감정을 느끼죠. 일하는 엄마에게 초점을 맞춘 소설집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는데요.

A. 책을 내기 전까지는 내가 이렇게 의식해서 이 주제를 쓰고 있다고는 생각을 못 했어요. 교정을 하면서 보니 나의 생활에 어떤 부분들이 잘 반영됨을 느꼈고요. 장편소설은 조금 저를 벗어나서 쓰는 경향이 있는데 단편의 경우에 생활과 현실의 호흡들이 많이 투영되는 것 같아요.


Q. 일하는 엄마들의 심리라는 주제로 표현할 수는 있지만, 각각의 인물이 너무 개성이 있고 각자 다른 처지에서 살아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되게 풍부한 인물을 만날 수 있는 소설 같아요. 다양한 인물들 하나하나에 다 공감이 되고요. 「바다와 캥거루와 낙원의 밤」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왜냐하면, 나는 그런 일을 당해도 마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아이를 위해 나를 내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다른 소설에서도 여성들이 이러한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책 뒤에 실린 글에서도 최근에 엄마에 대해 긍정적인 내용이 실린 적이 없는데 나부터도 달갑지 않다. 엄마로서의 나는 이렇게 소모되고 착취당하고 있다는 뉘앙스가 굳어진 정서가 될까 봐 두렵기도 하다고 하셨어요. 소설에 실린 작품에서 결혼과 출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건가요?

A. 일단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제가 처음 느낀 감정은 후회와 고통과 당혹감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어땠을까.”라는 감정도 죄책감 때문에 온전히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던 것 같고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감정이 후회나 고통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에요. 그 이전의 삶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희생과 헌신을 배우게 되는데요. 사랑이라는 가치를 이루는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이해관계를 떠난 조건 없는 사랑을 배워나가는 과정 중의 후회나 고통을 다채롭게 이야기하고자 했어요.


Q. 후회와는 별개로 그 사랑은 완전한 사랑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죄책감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고요…. 작가님은 책 뒷부분의 대담에서 그 같은 삶에 대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고 하셨는데요. 대담을 실어놓으신 이유가 있나요?

A. 전적으로 편집자님의 아이디어인데요. 제 소설이 해석보다 공감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고 해주셨고 저는 책을 낼 때마다 편집자님에게 큰 도움과 지지를 받고 있어요.


Q. 대담 부분도 저는 되게 재밌었고 깨달은 부분도 많았어요. 표제작인 「술과 바닐라」 이야기도 해볼까 하는데요. 드라마 작가인 ‘나’는 이모님을 불러서 아이를 맡기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인물이에요. 이모님은 평생 아이와 남편, 시부모를 돌보는데 익숙한 사람으로 나오는데 이 ‘이모님’이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어떻게 찾으신 인물인가요?

A. 저는 큰아이는 친정어머니가 많이 돌봐주셨어요. 둘째가 태어나면서 은퇴를 선언하셨어요. 그래서 아이 봐주시는 분을 구했는데, 아이가 태어나고 4살이 될 때까지 한 이모님께서 봐주셨어요. 물론 캐릭터가 겹치는 것은 아니지만 이모님과 저의 관계가 되게 특별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지만 그 이상을 넘나드는 생활을 함께하면서 보통 모성의 영역이라 여겨지는 가사 살림을 해주시기 때문에 그 부분이 정말 기묘했어요. 아주 많은 부분도 의지했고 그분도 제게 사랑도 주셨고요. 작품에서도 이모님이 돈을 받지 않고 오겠다고 했더니 공포감을 느끼잖아요. 그 관계가 재밌다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Q. 이모님을 만나기 전에 직접 아이를 돌보면서 남는 시간에 글을 쓰는 나에게 남편은 ‘대체 이게 무슨 욕심이냐’고 말을 하는데 이 부분도 되게 와 닿았어요. 그것을 왜 욕심이라고 표현을 할까….

A. 제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 낳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이야 대체 왜 그러는 거야”라면서 물어봤었는데 저는 되게 즉흥적인 사람인데 아이를 낳고 나니 그게 안 되더라고요. 온전히 제 몫이었고 아이의 양육을 베이비시터를 찾거나 유치원을 찾는 과정 또한 제 몫인 거예요. 그 아이를 그렇게 누군가에게 맡기면서 느끼는 죄책감이나 불안 두려움까지도 온전히 제 것이고요. 제가 그것을 하는 과정의 방패의 뒤에서 남편이 느끼는 안정감이 되게 불공정하다고 느낀 것 같아요.


Q. 「참새 잡기」에서는 자신의 사업을 위해 딸에게 약사면허증을 빌려달라는 아버지가 나옵니다. 그 아버지가 여러 번 사업하다가 실패를 하는 인물인데 맏아들이라는 이유로 할머니는 이 아들을 엄청나게 편애하세요. 너무 편애하시고 그게 좀 모정이 어긋났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아버지의 딸인 나 또한 무한한 사랑을 받기를 원하고 자기 아들에게도 그러한 사랑을 주고 싶어 한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이 할머니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뭘까요?

A. 저는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가 대체 뭐가 문제일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어머니로서 이 아이들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것이 왜 이렇게 힘이 들까 고민했거든요. 하지만 저희 어머니들도 그런 완전한 인간이 아니고 그런 모성심 자체가 모순이 가득한 거잖아요. 그래서 이 소설 안에서 사실은 어머니들이 등장하지 않고 모성이 부재한다거나 할머니처럼 잘못된 모성을 지닌 어머니가 등장하는 것은 결국 우리는 모두 온전한 모성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하고 만약 자식에게 그런 사랑을 주고 싶다면 나 자신이 그 사랑의 창조자로 기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Q. 그 모성신앙이 대체 언제 없어질까요? 우리 각자는 다 엄마라는 것을…. 그리고 작가님 말씀처럼 그런 나약하고 부족한 엄마를 말할 수 있는 계기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기진의 마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등장인물이 기진인데 왜 기진이라는 인물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기진맥진의 줄임말’이라고 하셨어요. 유방암 환자인 ‘기진’이 주인공인데요. 아침에 루틴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말로 시작을 해요. 기진은 잠에서 깨자마자 ‘무엇을 먹을까?’를 생각했던 인물이죠. 그렇지만 암 투병을 하면서 다른 인물이 되어 가는데요. 작가님은 일어나며 무슨 생각을 하세요?

A. 보통 저는 5시에 일어나는데 새벽예배를 갈지 말지를 고민하는 거로 하루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Q. 기진의 마음을 유일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인물인데요.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나게 되고 기진은 남편과 아이와 별을 보러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그곳에서 혼자 길을 잃은 투병 중인 노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 노인과 숲길을 헤매게 되는데요. 기진은 가족과 친구보다 낯선 타인과 함께하며 더 자유롭고 위로를 받는 듯했어요. 기진의 마음은 어떻게 쓰시게 되었나요?

A. 일반적인 가족주의가 가부장 주의로 구성이 되잖아요. 그게 견고한 역할극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효용이 있기에 지금까지 지속하는 것이겠지만 그 견고한 역할극 속에서 안간힘을 쓰고 자신의 역할을 하던‘기진’이 암에 걸리고 나서야 아내나 엄마의 역할에서 거리를 두게 되고 그것에서 벗어나 나 스스로 집중하고 생각하게 되는 변화를 쓰고자 했어요. 굉장히 순간순간 아이들이 낯설어 보이는 장면들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Q. 남편이 그녀를 위해서 별 사진도 보여주면서 희망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기진은 그것에 전혀 동요하지 않잖아요. 너무 심장이 내려앉는 장면인 것 같아요. 경험한 자와 경험하지 못한 자의 틈이 이렇게나 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설을 읽으며 생각지도 못한 공감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고양이 자세를 해주세요」라는 소설에서 각자 놀이터에 나왔다가 엄마가 불러서 돌아가는 아이들처럼 깔끔하게 헤어진 주인공이 나오죠. 그 주인공이 공허와 결핍 시간에 요가를 하며 헤쳐나가는 이야기인데 이 소설집에서 가장 발랄하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어요. 어떻게 쓰시게 되었나요?

A. 이 소설이 사실 앤솔로지 작업을 하면서 쓰게 된 거예요. 제가 앤솔로지 작업을 처음 해봤는데 요가 앤솔로지에 참가하게 되어서 제가 맨 먼저 기쁜 마음으로 낸 소설이에요. 근데 이틀 만에 썼거든요. 이 소설을…. 원래는 장편보다 단편을 더 어려워하는 사람인데 앤솔로지니까 아무래도 더 자유롭잖아요. 재미있게 쓴 것 같아서 제게도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책을 출간하는 시점이 앞당겨져서 앤솔로지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어요. 그래서 미발표작으로 실렸는데 제게는 이렇게 재밌게 글을 쓸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준 것 같아요.


Q. 그렇게 빨리 글을 쓰실 정도면 구상하는 기간이 길었던 건가요?

A. 저는 초고를 쓰고 아주 많이 최고를 하는 스타일이에요.


Q. 저는 이 「고양이 자세를 해주세요」를 읽고 연작으로 해도 되게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인물의 이야기를 계속 보고 싶어서 장편으로도 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작가님이 요가를 많이 좋아하시나요?

A.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요가를 시작했는데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 때 막 울었어요. 너무 큰 해방감을 느껴서 좋더라고요. 꾸준히 열심히 해와서 제가 사랑하는 어떤 것이고 저도 지도자 자격증도 따서 강사 생활도 했었고 최근에는 딸과도 함께 다니고 있어요.


Q. 「할로윈」이라는 소설에서는 할머니의 옷가게를 물려받는 세희라는 주인공인데 세희는 유부남과 만남과 이별을 겪으면서 삶에 대한 의지를 상실한 인물이에요. 이 소설을 어떻게 쓰셨나요?

A. 배경은 저희 실제 할머니가 재래시장에서 옷가게를 오래 하셨는데 그 풍경이 제게 되게 익숙한 풍경이고 특히 노인복을 하셨거든요. 그 노인복이 가지는 현란한 색채와 문양들이 있어요. 노인들이 죽음이 다가오지만, 굉장히 화려한 옷을 입는다는 것에서 구상하기 시작했고 할머니 옷가게가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Q. 「바다와 캥거루와 낙원의 밤」은 어떻게 쓰시게 된 건가요?

A. 그 공간적 배경은 책에도 쓰여 있는데 저희 딸아이가 다니는 유치원 옆에 요양 보호소가 있거든요. 그 건물이 되게 특이한 거예요. 요양원답지 않게 탑 모양이 있고 너무 재밌어서 관심 있게 봤었는데 알고 보니 그 건물이 유명한 예식장이었다는 거예요. 결혼을 많이 안 하니 건물 용도가 바뀐 건데 그 풍경이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큰애의 유치원에 가는 일은 버스를 놓칠 때인데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그 건물을 봤을 때 노인들의 모습이 저한테는 큰 영감을 준 것 같아요.


Q. 저는 「바다와 캥거루와 낙원의 밤」의 마지막 장면에 압도당했어요. 생각할 여지도 많이 주게 되고요….

A. 근데 웃겼던 경험이 있는데 제가 낭독회에서 이 부분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예식장이 어딘지 아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소설을 쓰는 게 참 재밌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Q. 작가의 말에 보면 글을 쓸 수 없었다고 적으셨는데요. 쓰지 못한 시간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A. 작년에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등교중지, 입학 중지가 되면서 그전까지는 엄마나 베이비시터가 있었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그 와중에 자가 격리의 시간도 가지고…. 아이들과 집 안에 갇혀있는 시간이었는데 온갖 종류의 만들기를 다했던 것 같고 한편으로는 아이가 크는 모든 순간을 하나하나 다 바라본 것도 처음이었어요. 그것도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Q. 작가님은 대학생 때 데뷔를 하셔서 지금은 아이를 키우며 글을 쓰고 계시는데 그런 삶의 변화가 소설에 영향을 미쳤겠죠?

A. 저는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고 대학 때 등단을 했고 작가로 글을 쓰다가 등단을 한 것이라서 어떤 일상 영역을 잘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비로소 보통 일상성의 영역을 습득한 그것 같아요. 뭐랄까요 되게 괴팍하게 제가 원하는 것만 하며 살아왔거든요. 주변에서 다들 아이를 낳고 사는 것을 보면 놀라더라고요. 사실 그런 일상성의 영역을 배워가는 과정이 조금 힘들었어요. 모든 분이 다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해주신 적이 있는데 돌아보니 정말 그런 것 같더라고요.


Q. 저는 엄마가 된 소설가를 보면서 “저 사람은 제가 절대 알 수 없는 영역을 알고 있다”라는 생각을 해요. 혹시 지금 쓰고 계시는 이야기도 있으신가요?

A. 재작년에 큰아이 1학년 되기 전에 선배들한테 “아이들이 일학년이 되면 끝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장편 초고를 되게 많이 썼었어요. 그거를 한 번도 열어보지 못했었는데 최근에 그것들을 고치고 있어요. 단편도 쓰고 있고요.


Q. ‘지금만나요’의 마지막 코너 MY FAVORITE를 해보겠습니다. 작가님이 요즘 좋아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제가 지난주 제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시댁에 가 있었어요. 주말 내내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주파했어요. 너무 재밌더라고요. 저는 양석현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Q. 슬프면 음식을 안 먹는 사람이 있고 더 먹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다. 라는 문장이 나오는데요. 슬플 때는 어떤 음식 드세요?

A. 저는 떡볶이를 먹습니다. 저는 지구상에 한 가지 음식이 남아야 한다면 떡볶이를 선택할 것 같아요.


Q. 문소 청취자분들께 인사해주세요.

A. 저는 여기 녹음실을 올 때마다 항상 길을 헤매었어요. 항상 작가님이 데리러 나오셨는데, 오늘은 한 번에 제가 찾아왔거든요. 익숙해지는 것이 참 좋다는 생각을 했고 책을 내면서 타성에 젖는 부분도 있다고 했지만 계속 책을 쓰고 내면서 뿌듯함과 보람도 계속 커지는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계속 글을 쓰고 싶습니다.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기혁 시인




2010년 《시인 세계》 시 부문 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 시작.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을 통해 문학평론가로도 등단. 펴내신 시집으로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박수』와 『소피아 로렌의 시간』이 있고 김수영 문학상을 받으셨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셨어요?

A. 매일 아이를 등교시키고 사업 준비를 하고 있어요.


Q. 오늘 기혁 시인님과 함께 나눠볼 취미는 LP 수집 및 애호입니다. 방송 시작 전에 LP판 몇 개를 보여주셨는데 다 정말 추억의 LP도 있고 그러더라고요. LP 마니아가 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저는 CD 플레이어 세대인데요. 저희 때도 LP는 되게 옛날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외삼촌이 전축을 이용해서 LP를 틀어주셨는데 신기하잖아요. 전기를 연결하지 않아도 소리도 들리고 신기해서 빠져들게 되었어요.


Q. 저도 CD 세대인데 요즘 세대는 또 음원을 이용해서 노래를 듣잖아요. 젊은 세대의 친구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LP에 빠진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A. 턴테이블을 제가 비싸서 사지는 못했는데 누군가 하는 그것을 본 거죠. 눈금 하나 맞추는 것들 수평을 맞춰야 하고…. 그런 손이 많이 가는 준비과정에서 매력을 느꼈고요. 휴대가 안 되잖아요. 그 준비 작업을 하려면 그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니까 그 까다로움이 매력이 있더라고요. 다른 그것을 못 하게 하잖아요.


Q. 현재까지 수집한 LP의 개수와 소개하고 싶은 LP판이 있나요?

A. 750장 정도 있었는데 몇 개를 처분하고 인터넷 서점 등에서 새로 구매하고 모아 200장 정도 있어요. 신기한 LP가 있는데 듀스의 LP판이에요. 저도 중고로 샀는데 지금 이것으로 노래를 들으면 CD나 음원과는 다르게 그때의 느낌이 돌아오는 생각이 들어요. 이 LP에 남아있는 흠집이 저도 중고로 샀으니까 최초 개봉부터 남아있던 거잖아요. 그게 재미있는 거죠. 버벅거리는 잡음도요.


Q. LP 수집은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봉인된 시간을 소장하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A. 아까 말씀드린 것의 연장선인데요. 중고 LP를 들으면 흠집들이 쌓여서 그것들이 시간의 흔적 같기도 하고요. 개봉 안 한 LP는 그 자체로 매력이 있어요. 그 누구도 손대지 않고 발매부터 그대로 간직되어있는 듯 하잖아요. 그게 너무 좋은 거죠. 뜯을까 고민하지만, 음원을 듣거나 하는 거죠. 제가 버스커버스커 LP를 가져 왔는데 이것도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회의 중에 구매 버튼을 눌러서 겨우 구매했는데요. 2분 만에 끝나더라고요. 발매일이 2014.4인데 이게 세월호 사태가 있었을 때요... 그 시기의 기억도 담겨있고……. 그냥 간직용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Q. 혹여나 귀한 LP가 숨어있을까 봐 누가 버린 쓰레기더미를 그냥 지나지 못한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얻게 된 LP판이 있으신가요?

A.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버려진 경우가 있기는 해요. 어딘가에 전축 세트랑 같이 있다가 전축이 고장 나서 그대로 버린 거예요. 고장 난 전축을 고치려면 돈이 드니까 LP도 같이 버리는 데 거기서 얻은 게 있죠.


Q. 소장 LP를 위해서 CD로 음악을 듣는다는 것에 YES라고 하셨어요. 리스닝용 LP와 소장용 LP가 있으신 건가요?

A. 약간 자린고비 같긴 한데요. 가치가 떨어질까 봐 안 듣는 것은 아니고요. 개인의 신념 같은 거예요. 봉인된 시간 때문에 뜯지 않는 거고. 루시아라는 가수의 주황색 LP판이 있는데 그거는 또 자주 굴리거든요. 김광석 LP도 당시에 나온 미개봉 판이 엄청 비싼데 그냥 뜯어서 LP로 듣게 돼요. 흠집이 쌓여가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Q.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 앨범을 LP 미개봉 상태로 소장하신다면서요. 한정판이나 희귀한 LP는 고가에 팔리는 경우가 많다는데 충동이 가끔 들지 않으세요?

A. 만약 시가가 높다면 기분은 좋죠. 재테크가 되려면 시세를 자주 체크해서 오르면 팔고 싸면 매입하고 해야 하는데 한 번도 판 적은 없어요. 그냥 올라서 기분이 좋을 뿐이고 서태지의 앨범은 1집은 제가 구매한 거고 3집은 적도 없어서 조금 비싸게 샀어요.


Q. LP판의 잡음은 세상 어떤 소리보다 아름답다는 질문에 NO라고 하셨어요. 이유가 있나요?

A. 중고 LP를 보면 피 묻은 예도 있고…. 뭔가 아름다운 것이라기보다 인간의 삶이 만들어낸 소리 같아요. 흠집이 나려면 움직임이 필요한 것이잖아요. 일종의 생명 기록이니까…. 삶의 흔적이 소리로 전환된 느낌이라 아름답다고만 보기에는 모호한 것 같아요. 한마디로는 표현하기 어렵죠.


Q. 문학 이야기도 하려는데요. 실제로 LP와 연관되어 집필하신 작품이 있나요?

A. 예전에는 라이센스 음반이 많이 나왔어요. 원본 말고 한국에서 제조하는 LP판이 있는데 그중에 유명한 곳이 ‘오아시스 레코드’라고 부산에 있는데 저는 LP판 처음 들을 때 음악 전에 쉬익 하는 소리가 먼저 나오거든요. 그때 그 소리가 저는 모래폭풍 같다는 느낌을 많이 들었어요. 그 모래폭풍을 쓴 시가 「아라비안나이트」에요.


Q. 시인님 시중에 「옐로우카드」의 해석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A. 우리는 지구본을 보면 똥그랗다고 공이라고 하지만 그 지구본에 그려진 작은 나라들의 분쟁이라던지 가슴 아픈 이야기는 하나도 모르잖아요, 해결할 수도 없고 해결하기도 어렵고…. 그것을 대비해서 쓴 시 같습니다.


Q.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박수』를 통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미지의 연쇄를 통해 이제껏 본 적 없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시적물들을 만들어낸다는 평을 들으셨어요. 시속에서 다양한 연극적 장치들을 볼 수 있는데 실제로 서사를 하실 때와 시를 쓰실 때 어떤 차이가 있으신지요?

A. 제가 창작과를 가기 전에 원래 과가 한예종의 연극학과였어요. 4학년 1학기 때 과를 바꿨는데 우여곡절 끝에 제가 원래 전과가 안 되는데 아마 1호로 했을 거예요. 당시 학과장님이 소설을 쓰려면 시를 먼저 쓰라고 해서 시를 썼어요. 소설가가 조금 어렵더라고요.


Q. 기혁 시인님의 세 번째 시집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A. 원고를 정리하는 중인데요 이상하게 물과 물고기 관련된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아직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대해주세요.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좋은 오디오시스템과 경제적 뒷받침에서 아직 LP로 나오지 않은 음원들이 많은데 그것들이 LP로 나왔으면 좋겠고 음원이 똑같아도 MP3, LP가 다 다른데 그 이유가 엔지니어들이 작업해야 하거든요. 훌륭한 엔지니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Q. 꼭 소장하고 싶은 LP는?

A.김아중 씨가 부른 <마리아>의 외국가수가 부른 곡이 들어있는 LP판을 좀 소장하고 싶습니다.


01) 이서수, 「미조의 시대」, 《Axt》 2021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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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정리 : 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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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784회 : 1부 김기태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4년부터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박참새 시인이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김기태 소설가는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무겁고 높은」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2024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최근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출간하였다. ● 오프닝 : 김기태 소설가의 소설 「세상 모든 바다」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김기태 소설가 Q. DJ 우다영 : 최근 첫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출간하신 후 근황이 궁금합니다. A. 김기태 소설가 : 책으로 묶으면서 이 소설을 보내주어도 되겠다는 생각, 나는 이다음 장으로 넘어가 다음 소설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아직 못 떠나고 머무르고 있는 느낌입니다. 여러 인터뷰를 소화하고, 이런저런 메일에 답장을 보내며 보내고 있고요. 이런 게 제가 변하고 있다는 기분을 주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기분만 그런 것 같습니다. 정작 생활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생업이나 살림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며 살고 있습니다. Q. 김기태 소설가님께서 직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소개해주신다면? A. 이 소설집에는 제가 2022년부터 약 2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아홉 편이 묶여 있습니다. 일관된 뭔가가 있다고 소개해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이런저런 인물들이 모여 서로 어리둥절하다가 하이파이브도 하는 소설집입니다. 제가 소설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래서 독자분께 유의미한 소설이 무엇인지,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거든요. 그런 상태에서 좋게 말하자면 유연하게, 나쁘게 말하자면 갈팡질팡으로 이 세상을 탐색한 결과물이라고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Q.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두고 빼놓을 수 없는 단어는 &lsquo;통속&rsquo;과 &lsquo;미덕&rsquo;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토록 통속적인 이들 중 누군가는 끊임없이 선하고 옳은 일을 하고, 때로는 통념이 된 미덕을 수동적으로 수행하며 다시 통속의 군중 속으로 들어가는 순환이 세계를 가라앉지 않게 떠받드는 것 같았거든요. 작가님의 통속적인 인물이 악의보다는 선의 쪽으로 기운다고 믿고 계시는 편인가요? A. 대중이라는 존재 자체는 선의나 악의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그렇게 도덕적이지 않고, 정의롭지 않고, 현명하지 않은, 어떤 방향성이 없이 큰 잠재력을 가진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그러한 세계를 세목 바라보는 의도가 궁금합니다. A. 소설을 쓰려면 어쨌든 최선을 다해 관찰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일반적인 대답밖에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박참새 시인 ㅇ 시그널 | 손서정

  • 관리자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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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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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783회 : 1부 허연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4년부터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박참새 시인이 함께합니다. - 나의 문학 연대기 :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따라가 보는 인생 그래프 허연 시인은 1991년 《현대시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불온한 검은 피』,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가 원하는 천사』, 『오십 미터』,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시선집 『밤에 생긴 상처』, 산문집 『너에게 시시한 기분은 없다』, 『그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동시집 『내가 고생이 많네』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한국출판학술상, 시작작품상, 김종철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 오프닝 : 허연 시인의 시집 『나쁜 소년이 서 있다』에 수록된 시 「안에 있는 자는 이미 밖에 있던 자다」 중에서 ● 〈로고송〉 ● 1부 〈나의 문학 연대기〉 / 허연 시인 Q. DJ 우다영 : 최근 동시집 『내가 고생이 많네』와 시인 총서 『밤에 생긴 상처』를 출간하셨는데요. 출간 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허연 시인 : 제가 동심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동시집 『내가 고생이 많네』는 뒤늦게 딸 키우면서 &lsquo;어른들이 어른들의 이야기로 동시를 써 왔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의 이야기를 하는 동시가 써 보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시인 총서 『밤에 생긴 상처』는 나름 감회가 있어요.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할 때, 80년대 중반이었는데요. 그때 살았던 시집들이 시인 총서였어요. 김수영, 김종삼, 황동규&hellip;&hellip;. 시인 총서의 가격과 학교 식당 비빔밥 가격이 비슷했어요. 2,000원에서 2,500원. 아침마다 고민했어요. 굶을 것인가, 김종삼을 살 것인가. 김수영이냐, 비빔밥이냐. 김수영이 이겼죠. Q. 22년 만에 재출간을 시작한 민음사의 &lsquo;시인 총서&rsquo; 포문을 열어주셨잖아요. 『밤에 생긴 상처』의 구성을 소개해주신다면? A. 구성은 편집자님과 상의해서 했고요. 연대기적 구성은 아니고, 카테고리로 구성했습니다. 시의 주제 같은 것으로 구성한 것 같아요. Q. 허연 시인님께서 처음으로 출간하신 동시집 『내가 고생이 많네』에 등장하는 &lsquo;허민재&rsquo; 어린이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A. 늦게 아이를 키우니까 키우는 걸 모르잖아요. 네이버 검색으로 키우다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lsquo;너무 오래돼서 모르겠다&rsquo;고들 하고요. 아이에게 제공할 엔터테인먼트가 별로 없었던지라 한 살 반 쯤 됐을 때부터 책을 읽어줬어요. 하루는 한국어, 하루는 영어책을 읽어줬어요. 그러니까 말을 되게 잘하더라고요. 놀라운 말들도 하고요. 어른들은 큰 말을 하는데 작은 내용이라면, 아이는 작은 말을 하는데 굉장히 크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lsquo;너는 Oh my god이 무슨 뜻인지 알아?&rsquo;라고 물었는데, 씨익 웃더니 &lsqu

  • 관리자
  •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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