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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는 여름은 이름을 잃고

  • 작성자 아스테르
  • 작성일 2023-12-03
  • 조회수 599

나는 너 없는 여름을 버틸 수 있을까.

사실 나에게 너 없는 여름이란 없을지도 모르겠어. 여름이 너고 네가 여름이었으니까.

여름밤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던 별이 네 눈에 있었고, 박동하는 여름날의 청춘은 너의 심장 소리를 닮았어. 그늘 없이 빛나는 칠월 어느 한낮처럼, 나의 여름 어느 곳에도 네가 없는 곳이 없었어.

그래서 그래. 내가 여름만 되면 네 이름을 그 위에 겹쳐 쓰고 마는 것은 그 때문일 거야. 뜨거운 여름 공기가 그날 우리를 스치던 다정한 밤 바람처럼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일 거야.

란, 이 여름을 또 한 번 보낼 수 있을까. 그날 바람결에 실은 우리의 청춘은 이곳에 왔을까.


내 여름은 네가 있어 비로소 여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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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성 여름

여름을 여름 아닌 것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했다까딱하면 여름 아닌 것을 여름으로 보는 바람에자꾸만 가슴 이곳 저곳이 아려오곤 해서 그랬다여름을 너무 깊이 사랑한 것조차 죄악이 된다면차라리 여름 따위 보지도 못했으면 하고 바랐다여름은 너무 뜨거워 날 사랑으로 헤집어 놓았고한껏 데인 후로는 여름 그거 다 버리고 싶었지만나는 끝끝내 그 이름을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고입 속에서 데구르르 구르던 그것을 버리지 못해결국 나는 이번에도 또 여름을 맞이하고야 만다그게 여름이 아닌 거였다면 아프지도 않았을까아니면 나는 기어코 그것을 여름에 꼭 가두어서똑같이 여름에 데어 새 상처를 얻고야 말았을까그래 나에게 네가 여름이어서 결국 못 잃겠지만그것을 말이야, 그래서 많이 아팠다, 언제나 늘, 여전히, 앞으로도, 항상, 또 어쩌면 영원히 계속여름, 그 지긋지긋한 걸 사랑하는 걸 보면 역시이미 고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름 짓자면 /환각성 여름여름은 본디 혼돈의 계절이니까요

  • 아스테르
  • 2024-08-08
여름밤 노스탤지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여름여름날 밤공기 속에는무릇 어디선가 맑은 레몬 향이 묻어와서삐걱대는 그네에 걸터앉아 나눈 이야기바람에도 흩어지지 않고여름의 향수는 그곳에 그대로 남는다그러니여름밤 녹빛은 영원한 노스탤지어가 될 테고나는 레몬을 녹색으로 기억할 테지/여름밤 맛본 레몬, 아스테르

  • 아스테르
  • 2024-05-18
청춘은 어지럼증을 유발합니다

아 그래 청춘이란 참 찬란하지모두가 한번쯤 겪을 또 누군가는 겪었고 겪고 있는 낭만 치기 어린 반항 들끊는 열기와 만개한 아름다움 맑은 생기가 가득한 어쩌면 인생의 어둑하게 피어나는 새벽이자 그저 한없이 빛나는 정오 어쩌면 붉은 노을이자 선선한 밤하늘 참 신기하지 새벽부터 밤까지 우린 다 청춘이야 참 이상하지 한때의 젊음을 사람들은 그렇게도 칭송해 사실은 그저 방황과 미성숙의 연속일 텐데도 말이야 정성스럽게 포장된 아픔의 순간일지 모르는데 말이야 봐 지금 나도 무언지도 모르는 청춘을 읊어대잖아 사실 난 청춘이 뭔지 모르겠어 이리저리 슬펐다가 기뻤다가 젊은날의 반항이 청춘으로 치부됨에 감사해야 할지도 근데 뭐 본래 그런 게 아니겠어 청춘이란 거 말야 아마 청춘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게 이런 기분일지도 모르잖아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저 이렇게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나는 그저 청춘이 고파서 그래서 이렇게 또 아무 얘기나 지껄여 보곤 해 여느 청춘이 그렇듯 나는 미완이니까 우린 다 미완의 시간을 유영하는 거니까 아 있잖아 나는 청춘그게 뭔지정말 모르겠어 ​

  • 아스테르
  •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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