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변명을 늘어놓았다
- 작성자 예리
- 작성일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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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513
사랑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았다
무언가를 배우고 알아가는 것, 글을 쓰는 것, 몰두하는 것
어쩔 때는 쉴 틈 없는 일상이 사랑스러웠고
아니면 안개 낀 새벽의 외출이나 다리 밑 반짝이는 물을 바라보는 일
혈연관계를 맺은 인간들, 같은 반 학생들,
길거리의 행복한 사람 그리고 불행한 사람들, 힘이 없는 사람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란 건
분명 어린 시절의 꿈이 아닐까 해서
사랑하고 싶었고
사랑할 시간이 부족했고
사랑하는 데에도 돈은 들었다
사랑할 기회가 있는 그 아인 아무거나 사랑하지 않았는데
*황인찬 - 무화과 숲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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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들이쉬고아름다운 여인을 뱉었다그건 의심할 여지 없는 목격자이다
- 예리
- 2024-06-05
일곱 시에도 밝았다 바깥은 거의 새로운 풍경이었다일곱시 반에는 교실을 청소해야 한다 에이비씨 초콜릿 과학 교과서 부반장 약속캐러멜 원숭이 인형 큰 책상 규칙낡은 빗자루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일곱 시에도 쭉 환했다 나는 교실을 좋아한다교실을 좋아하지만 나가야 한다는 걸 안다 그제서야 청소를 끝내고. 풀다 만 수학문제 너덜너덜해진 오늘 점심 사람 행세하는 원숭이 인형들이 줄지어교실을 떠나고 나는 주저앉았다
- 예리
- 2024-06-02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네가 도서관에 갔어벚꽃나무가 그새 조금 더 자랐어 바깥은 이제 막 밝아오는 아침 도서관에는 아무도 없어 이 도서관은 이제 바다를 건너벚꽃나무에 노란 빛이 들었어 파도는 도서관이랑 우릴 데리고 어디까지고 떠나그 안에서 너는 진부한 소설을 읽었지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 예리
- 2024-05-24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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