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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돌이치다

  • 작성자 그루잠
  • 작성일 2023-10-16
  • 조회수 438

흑조가 날아오를 때

나는 눈물 지었다

더이상 갈 수 없겠구나

그래서 볼 수 없어지면

난 이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누구와

이 감정을 나누어야 하나


혹시나 싶다가도 또

나는 방을 나온다

어두운 별에 눈을 감고

밝아오는 눈꺼풀 아래

그 빛이 내게는 너무도 밝아서 온전히

받아들이기란 어려웠다


눈부신 빛을 뿜어내는

일등성과 같은 널

난 가만 두기가 어려웠다

그렇기에 주제넘게 널 

온전히 내게 남겨두기 위해

온전히 너의 곁에 있기 위해

난 나의 모든 걸 너에게 주려 했다


나의 불운

나의 고통

나의 슬픔

나의 영혼

그런 조잡한 불행들을 한데 그러모아

네게 모조리 남김없이 건네 주고싶어

네가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기에

가져선 안 될 죄악을 가슴 속에 품었다


그로 인한 아픔은 내게서 네게로 흘렀고

부서지고 망가져 내게서 내게서 떠났고

결국 내 마음 전체를 붉게 어둡게 만들고

그만큼 네가 견뎌낸 고통은 내게로 모조리

그래 모조리 남김없이 건네 받았으니


백조가 날아왔을 때

나는 웃고 있었다

더이상 갈 수 없겠구나

그래서 볼 수 없어지면

난 이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누구에게

이 감정을 내놓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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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루잠
  • 2024-06-27
없으니까

그대에게 들어왔던 이야기 속에서 아름다운 동화같은 스토리는 없으니까 악의를 품고 선악의 개념을 잊어도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지는 않으니까 발끝으로 물 위에 물감을 터트려도 장난스레 웃어보이던 그대의 모습은 눈꺼풀 위에서조차 그려내지 못하기에 실컷 비소를 터트린 채 소원을 빌어 그대의 모든 습관과 온기와 이상을 어둡다 비난하지 않으니까 훌쩍 떠나버린 삼원색을 잡은 채 훌쩍 울어버리지 않으니까

  • 그루잠
  • 2024-03-21
공간 속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바라마지 않았던 것들 속움직임도 멎어 어디에도 살아남지 못할 공간에서는 그 무엇도 피어나지 못한다 술렁이는 침묵 속 둥글게 말아올린 새싹조차도 분명 시들어버릴 것일지니 주워담은 그 속에서 육체의 질감까지 어떻게서든 질량 그 사이 내가 피워버린 것들은 분명 재가 되어 사라져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만날 수 없을테니 소리를 죽여 사람의 온기까지 안위하며 슬픔 같은 감정에 공간을 심어 자세히 들여다보아 이 시간 그 안에서 숨죽인다

  • 그루잠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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