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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mone

  • 작성자 눈금실린더
  • 작성일 2023-09-24
  • 조회수 408

너는 이것이 한순간에 끝나버릴 자극이라 말했지만

내 혈관 속에 아직도 흔들리는 마음들이 퍼지고 있다면 너는 웃을까 지속적인

 

슬픔에 대해서 말할 때 너는 그것이 호르몬 때문이라면

무슨 소용이냐고 물었지* 감정이 어떻게 화학 물질 하나로

 

흔들릴 수 있냐고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면서 그런데 그때 내가 정말 무서워했던 건

 

마음을 흔들 것 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태

혹은 무언가 흘러도 흔들리지 않는

그런 상태였을까바늘을 꽂고

 

파괴된 세포벽상처 부위가 부어오르고 열이 난다 채취한 것,

그러니까 슬픔에 대한 호르몬세로토닌을 내 팔에 주입하면 우리는 같은 감정을 느끼게 돼믿기지 않아서 되물었다 피도 눈물도 없을 거야 너는

 

그래 혈액이 없다면 호르몬도 흐르지 못하겠지 결핍된 마음을

느끼면서 나는 팔을 계속 문질렀다 혈장이 몰려있어 다친 부위가 새빨갛게 보였다


(* 양안다 시인의 '혼자 우는 숲'을 오마주함.)

눈금실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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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어제가 오늘이 될 수 없음에 괴로워했어 그저 흔적을 좇기에 급급한 사람이라서 발 밑에 남아 흐르는 것이 무엇인지는 생각하지 않았어 피부가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피와 땀과 살 대신에 그것이 흘러 넘치길 바라, 시계는 어떤 방향에서 보아도 같은 방향으로만 도는 것 같아서, 그러한 사실이 이 모든 것을 뒤엎어주었으면 했는데 내가 멍청한건지 손에서는 계속 초침이 흘렀어 째깍거리는 소리가 나고그 때의 너를 너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지 아직 괴로움에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꿈이라는 것은 왜 이토록 잔인해서지나간 상념마저 떠오르게 하는지나는 무언가를 부숴트리는 일에 골몰하고, 그것으로 인해 내가 모두 망가져버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착각에묶여있었지다만 혼란해진 채도,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변명해보아도손 안에 남아있는 건 끈적한 푸른색그러니까 이것은 매우 오래된 이야기라는 것이다 당신이 우리를 알지 못했을 그 때의 이야기손을 덜덜 떨어도 알 수 있는 것은 살아있다는 감각 밖에 없고조언 따위는 모두 묵살시키기로 하였다 평생 의미없는 이름만 외우다가 바스라지더라도눈을 감는 것은 먼 미래의 일 방조는 안심과 맞닿아있다영원함을 빌미로 웅성이는 영원에 대해 생각한다울렁거리는 마음은 왜 항상누군가에게 닿을 수 없나

  • 눈금실린더
  • 2024-06-27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입니다. 체리콕, 날씨 흐림

사랑은 병이고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무의미에 지나지 않아선이는 그렇게 말했다 꼭 우리를 금방이라도 유기할 것처럼왜 그렇게 말해?손톱 끝을 계속 틱틱거리며 부딪힌다왜그렇게왜?틱틱틱틱틱틱틱틱뜯어진 손톱 거스러미 사이로 앵두색 피가 뚝뚝 떨어진다손톱을 사랑하면 결국 피가 나는 것과 같아모두 버리면 버릴 게 없어진다는 건 몰라너를 바라볼 때마다 하늘에 낀 먹구름이 더 짙어지는 것 같다는 건 내 착각이 맞고먹구름흘러 내리면 까만 비가 되는 걸까눅눅함선아 너 오늘 따라 왜 그래 나는 말하지 못했다 버려지는 게 무서워서구름과 피가 섞이면 진득한 자국이 남을 것만 같아서 두렵다비는 그치기 일보 직전이지만톡톡톡물방울이 터지는 소리만 들린다 그것은 내 귀가 느끼는착각이 아니다

  • 눈금실린더
  • 2024-06-22
침식

우리의 시작이 하나였다고 말했다. 같은 모습을 하고 있잖아. 짧은 발과 무거운 껍질이 우리가 하나라고.얘기하고 있어. 그런 말을 할 때 너의 눈은 맑게 변하지, 나는 문득숨이 막힌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적응할 수가 없어요? 단순히 던진 말에 눌려서는 흐느적거리고. 이곳이 긴 바다의 끝이라고 말한다. 손가락에 희미한 소금 냄새. 온통 모래뿐인걸요. 혹은 말라붙은 물고기 떼만가득하다. 그게 같은 거라고 부어가는 부리를 내밀어도 다르다는 걸 확신할 뿐이었어. 미안해. 아가미에서 폐로 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분. 거품이 인다. 모래가 물로 변하는 것을 느끼면서.안녕.

  • 눈금실린더
  • 202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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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금실린더

    생명과학 공부에 한참 빠져있을 때 적었던 시입니다... 비특이적 방어작용과 관련된 내용을 쓰려고 했던 것 같아요. 용어 그대로 적은 부분이 군데군데 있어서 조금 더 퇴고하고 싶다는 생각이 남습니다.각주에 적은 내용처럼 양안다 시인의 '혼자 우는 숲'을 일부 오마주(용어 사용이 적합한지 모르겠네요...)했고, 각주를 붙이는 시를 자주 적지 않아 조금은 어색하지만 좋아하는 시를 인용해서 쓰니 어색함과는 별개로 마음에 드는 시가 된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23-09-25 00:05:54
    눈금실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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