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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악한 빛

  • 작성자 그루잠
  • 작성일 2023-09-10
  • 조회수 486

저 멀리 붉게도 피어난 꽃을 바라보며 

난 왠지 모를 서글픔을 느끼게 되었고

그 슬픔을 모두 모아 그대에게 전하니

그대가 받아주기를 간절히 청하옵니다


그대의 웃는 얼굴을 상상하면서

그대가 내게 화내거나 울거나

그런 형형색색의 감정을 보이는

그 모습을 내 머릿속에 그려내봅니다


아무리 보아도 추악하게 비추어지는

내 마음을 누가 알까요

나만이 아는 나의 순결한 마음을

화려히 포장해 그대에게 건네옵니다


허나 그대가 이 추악함을 알게 된다면

백만 여명의 많은 생명들 안에서조차

빛날 수 없단 사실을 새겨들으면서

내 가슴은 이리저리로 찢겨지옵니다


그대는 아시나요 

나의 추악한 마음을

그대가 보지 못하길

하며, 신에게 빌면서

감추려 했던 이 추악을

분명 그대는 평생 알지 못하겠죠


그러나 전 알고 있습니다.

그대는 절 알지 못하는걸.

그대가 이해하는 만물에

나만은 속하지 않다는걸.

나만이 그 사실을 잘 안다는 것도.


저 멀리 푸르게도 져버린 꽃 안에서도

난 빛날 수 없는 거겠지요

이 슬픔을 모두 모아 그대에게 전해서

그대가 날 이해해주기를 바라옵니다


신이시여, 자비로운 분이시여,

전 모든 걸 믿지 않으렵니다

혹여 당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혹여 그대가 이해한다고 해도


이 슬픔에 속해 빛날 수 없음을

뼈저리게 알게 된 나의 아픔은

더는 어떤 것도 믿을 수 없어서

그 모습만을 선명히 그려내봅니다


누구라도 좋으니 내게 손을 내밀어

이리도 추악해진  나를

구원으로 이끌어  속죄의 마음을

그대로 하여금 그대에게 건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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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루잠
  • 2024-06-27
없으니까

그대에게 들어왔던 이야기 속에서 아름다운 동화같은 스토리는 없으니까 악의를 품고 선악의 개념을 잊어도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지는 않으니까 발끝으로 물 위에 물감을 터트려도 장난스레 웃어보이던 그대의 모습은 눈꺼풀 위에서조차 그려내지 못하기에 실컷 비소를 터트린 채 소원을 빌어 그대의 모든 습관과 온기와 이상을 어둡다 비난하지 않으니까 훌쩍 떠나버린 삼원색을 잡은 채 훌쩍 울어버리지 않으니까

  • 그루잠
  • 2024-03-21
공간 속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바라마지 않았던 것들 속움직임도 멎어 어디에도 살아남지 못할 공간에서는 그 무엇도 피어나지 못한다 술렁이는 침묵 속 둥글게 말아올린 새싹조차도 분명 시들어버릴 것일지니 주워담은 그 속에서 육체의 질감까지 어떻게서든 질량 그 사이 내가 피워버린 것들은 분명 재가 되어 사라져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만날 수 없을테니 소리를 죽여 사람의 온기까지 안위하며 슬픔 같은 감정에 공간을 심어 자세히 들여다보아 이 시간 그 안에서 숨죽인다

  • 그루잠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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