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 작성자 그루잠
- 작성일 2023-09-08
- 좋아요 2
- 댓글수 1
- 조회수 494
널 그만 삼켰어야 했는데
먹어도 먹어도 부족해서
네 전부를 삼켜버린 나를
이런 한심한 날 용서해줄래
무더운 여름 날 네게 중독 돼
알아 널 전부 먹은 내게는
너는 더 이상 존재치 않는 걸
이젠 볼 수 없는 너란 존재를
놓치 않으려 개워내는 걸
무심고 삼켜선 안 됐었는데
내게 너는 너무도 부족해서
네가 없단 사실이 무서워서
한참 시간을 들여 눈물을 흘려보내
결국 그러다 너를 개워내지 않을까
네가 내게서 머물러 있길 바라니까
내 안에선 아직도 널 부르고 있어
네 존재는 이제 내게서 떠났지만
금단 증세야 결국엔 널 원하니까
내게는 너란 존재가 필요한 걸
헛된 꿈에서 살아가고 싶어
기쁜 망상에서 살아가고 싶어
난 널 먹어야만 버틸 수 있어
난 널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어
문득 네가 없단 걸 깨달아서
무서워, 더는 돌아갈 수 없단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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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불어오는 바람에두둥실 넘실대는 흰구름녹엽 깔린 도화지 위잠을 청하는 옅은 구름마치 비단천과도 같아서손끝에 엮어보고도 싶어서내민 손에 밎닿은 건아릿하고도 가연한 환상곧이어 맑은 호숫가
- 그루잠
- 2024-06-27
그대에게 들어왔던 이야기 속에서 아름다운 동화같은 스토리는 없으니까 악의를 품고 선악의 개념을 잊어도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지는 않으니까 발끝으로 물 위에 물감을 터트려도 장난스레 웃어보이던 그대의 모습은 눈꺼풀 위에서조차 그려내지 못하기에 실컷 비소를 터트린 채 소원을 빌어 그대의 모든 습관과 온기와 이상을 어둡다 비난하지 않으니까 훌쩍 떠나버린 삼원색을 잡은 채 훌쩍 울어버리지 않으니까
- 그루잠
- 2024-03-21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바라마지 않았던 것들 속움직임도 멎어 어디에도 살아남지 못할 공간에서는 그 무엇도 피어나지 못한다 술렁이는 침묵 속 둥글게 말아올린 새싹조차도 분명 시들어버릴 것일지니 주워담은 그 속에서 육체의 질감까지 어떻게서든 질량 그 사이 내가 피워버린 것들은 분명 재가 되어 사라져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만날 수 없을테니 소리를 죽여 사람의 온기까지 안위하며 슬픔 같은 감정에 공간을 심어 자세히 들여다보아 이 시간 그 안에서 숨죽인다
- 그루잠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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