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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

  • 작성자 이윤오
  • 작성일 2021-01-30
  • 조회수 128

어쩌면 끝이 없는 이야기도 끝이 날까
그러면 사라지던 밤들을 설명할 수 있을까
얼마 전 겨울을 끝낸 당신과 깊은 잠을 걷는다
어쩌면 우리는 어지러운 꿈을 꾸었던 탓일까
불어오던 이른 밤의 봄 내음이 티를 낸다
어쩌면 당신은 봄 대신 무너지던 마음을 마신 걸까
시시한 우연일까 예언된 미래일까
밤낮으로 울던 풀벌레들은 여기 이곳에 묻혔다
이제는 당신을 잊은 것도 같다
이제야 당신을 잊은 것만 같다
은은한 바람 사이로 피어나는 입김을 물고
그래도 여전히 당신인 당신에게 고해한다
우리의 사랑은 어지러운 봄 한철이었다고
진달래꽃이 죽은 터를 기웃거리던
계절에서부터 떠나오던 것이었다고

이윤오
이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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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나기

여름에게 너에게도 여름이 존재하냐고 너의 탄생에도 한낮에 내리쬐는 축복이 살았었냐고 여름에 무성한 초록은 멍이 든 그의 손길 파도를 반짝이게 했다면 여기 영원히 무더움으로 남아 줄 한바탕 꾼 꿈은 목마름으로 머리맡에 남긴 단잠의 틈새 기웃거리던 볕들에 물어물어 너의 여름을 찾는 일 희게 타오른 여름을 웅크린 네게 덮어 주는 일 너는 옅은 잠에서도 나의 서늘함을 사랑하나

  • 이윤오
  • 2022-11-03
사월에도 눈이 내리나요

나의 삶이 더는 궁금하지 않다거나, 당신과 나의 삶이 포개어질 때. 황혼의 중앙에서 당신이 반백 번쯤 웃고 있다거나, 내 그림자가 우두커니 혼자가 될 때. 많이 아프겠지만 웃자며 흘린 농담에 키득대던 우리는 어느덧 피어 지는 해를 맞이하고, 지고도 미련이 남아 지평선 너머로 힐끗 보이는 놀. 서툴게 적어 내린 당신 이름 석 자가 못내 아쉬워 아침으로 돌아가 겨울을 그려낸다. 겨울. 세상에서 제일 따사로운 계절. 너무 가까웠기에 멀어도 보였던 말미암아 파도가 바다에 투신하는 계절. 겨울이 다 녹아도 서늘함은 그대로 나를 태울 자신을 무너뜨린다. 젊음은 영원하지 않지만, 그 짧은 시절의 가치는 무한하다. 무게를 측정할 수도, 깊이를 잴 수도 없는 것. 사라지지만 이 생의 전부가 되는 것. 마음에 당신이 한껏 들이닥친다.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으니 용감해지고, 진실을 찾으려 하지 않으면 우리의 사랑이 굳건해진다. 귀뺨을 간질이는 당신의 차디찬 손. 밀려오던 겨울바람에 그림자만이 촛불처럼 가라앉는다. 불행에도 이름이 있을까. 식별이 가능한 불행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나는 우리로 죽기 위해 나의 이름을 지운다. 사랑은 계절이 부는 마디에 멈춰 섰다. 비극은 언제나 그렇게 평범함을 띈다. 너는 아니. 초라하고, 물기 가득한 불발의 밤을. 물이 방울지는 천장과 당신. 속절없이 떨리던 시절과 당신. 샛노랗게 움트는 생명과 당신. 붉어진 눈시울 사이 얼비치는 당신. 이 밤으로 건너오지 못한 나는 오늘도 당신의 이름을 적어 내린다. 잇고, 훔치고, 간직하는 것. 나를 부르짖는 당신의 목소리로 나는 건재하고, 충만해집니다.

  • 이윤오
  • 2022-08-01
파도가 잠든 사이

텅 빈 마음에 바람이 샌다 흩어진 지 오래된 발자취들은 오늘도 이름 석 자를 지웠다며 파도라 부르던 생을 올려보낸다 거침도 지침도 없이 인사하던 그해 여름의 이야기 속 바다는 파도의 한 마디에 쏟아진다 당신을 한 아름 안으면 더이상 마모되지 않을 것이란 걸 보지도 않은 채 믿고 있었다 칠월에 쉬는 숨은 무덥고 목마르다 열심히 지우던 이름도 숨을 돌리고 잔상같이 희미한 빛줄기 하나에 나는 마침 당신과 꼭 맞는 결함이 되고 결함이 모이고 커다란 빛이 되어 나와 당신의 삶을 관통한다 나 이리 살며 세상 모든 것을 통달하기에는 숨이 모자라고 그러나 당신의 세상에서 살던 나는 그런 어리석고 아픈 나는 없고 이제는 날 잊어 주길 바라며 잠잠한 파도가 잠든 아래 가라앉는다 떠내려간다

  • 이윤오
  •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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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민경

    2영님 안녕하세요. 닉네임을 바꾸신 모양이군요. 시는 좀 더 써보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사랑이 무엇인지 돌려 이야기하는 것만 있고, 그것도 구체적인 단어가 아니라 한자어나 추상어로 표현하고 있어서 시가 전체적으로 불분명하네요. 더 정확하고 현실적인 정황을 표현해보시길 바랍니다. 너무 감상적인 단어들은 빼보시고요.

    • 2021-02-03 20:48:55
    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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