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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黎明
  • 작성일 2020-06-28
  • 조회수 447

 

나는 어둠이었다.

빛이라 생각하는, 어둠이었다. 나는

있지도 않은 나의 색깔을 잃게 된 건 언제였더라.

마지막 꽃의 잎사귀를 본 것은 또 언제였더라.

나의 길을 가려 해도 여전히 어둠뿐이다.

빛이 모든 것을 삼켜버린 듯

이 하늘도 참 고요하다.

黎明
黎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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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기 위한 모든 의지들, 나는 그들을 이렇게 부르기로 한다. 정말 살기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 역시 그 순간에도 살기 위해 자연적으로 숨을 쉬고 심장을 뛰게 한다. 어쩌면 살아간다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주 가끔 우울하고 종종 쓸쓸하며 다분히 회의적이다.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사는 건 삶이 아니야, 같은 공간에서 같이 숨을 쉬고 살아간다 해서 다같은 삶이 아니야. 나는 물이 있다면 그곳을 떠다니는 비닐봉지일 것이고 너는 그 옆을 걸어가는 사람이 될 거야. 오염된 공기가 바람에 날릴 때 같이 날아가는 나뭇잎 쪼가리를 어찌 삶이라고 할 수 있겠어. 내가 불꽃처럼 타올랐을 때의 모습을 네가 아직 기억하고 있다면 그건 너무 큰 비극이야. 나는 네가 나에게 거는 기대에 잠식해 터져버리고 말거야. 나는 네가 기억하던 사람이 아닌 걸. 나는 네가 기억하던 대로이길 바래.   그러나 그런 너를 완전히 의식하지 않고 산다는 건 거짓말이야. 그 사실이 나를 너무 비극적이게 만들어.   네가 바라보는 세상, 그 세상이 나에게 해당이 될까. 네가 아침에 일어나 보는 그 세상과 방문을 열고 맞이하는 사람들, 너의 방. 네가 일상을 시작하는 모든 루틴과 밤에 잠을 자며 상상하는 것들까지.   정말 뭐 하나 나와 같은 게 없을거야.   네가 즐겨 보는 영화나 책. 네가 하는 공부. 네가 불꽃처럼 품고 있었던 꿈들까지도. 나는 그 어느 것 하나 알 수도, 닿을 수도 없어. 거기에 내가 한번은 해당된 적이 있었을까.   나는 너무나 궁금해. 그러나 언제나 거기까지야.     불안일까, 체념일까.   우리는 이별했지만 언젠가 갑작스레 찾아올,   너의 죽음은 날 울리고 말거야.   그러나 동시에 이제 스무 살을 맞아 펼쳐질 너의 찬란한 미래를 나는 여전히 응원할거야

  • 黎明
  • 2023-01-13
캔들

캔들 눈이 오는 창밖, 추운 겨울 이곳에 서서 멍하니 바라만보다 캔들을 켠다 빛이 내 작은 방을 채운다 조그만 하얀색 캔들이 녹아내린다 향기를 은은히 내뿜는다 생각해보면 나의 가장 찬란한 때 닫아버린 마음 속 어떤 기대도 하지 않고 어떤 꿈도 열정도 사라졌지만 추위 속 한 줌의 따스함을 원했고 교과서와 문제집의 냄새가 아닌 다른 것이 채워지길 원했고 그래, 단 한번은 채워지고 싶어 단단히 굳어 녹아 흘러야 했던 건 내 마음이었던 것이지 추위에 딱딱하게 굳었던 내가 녹는다 은은한 향기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캔들은 내가 되어 빛도 되고 향도 된다 밖은 눈이 오고 나는 따뜻해진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굳겠지만 굳세어지도록 사는 게 인생이려니 다시금 타오른다

  • 黎明
  • 2022-11-11
희생은 더 이상 희생이 아니게 되어

너의 용기는 우리 모두를 결의에 차게 한다 서러움으로 가득 찬 세상 속 너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본다 군홧발에 밟혀 스러져가는 너를 보며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증오하고 누군가는 그저 관찰한다   그러나,너는 살아있다 눈을 시퍼렇게 뜨며 노란 웃음을 짓는다   살아남자, 살아가자 꼭 살아서 우리 집으로 돌아가자 스튜를 끓이자 살아가자 나는 그런 너를 마음다해 응원한다   비록 아무도 돕지 않아도 네가 질 것이 분명하고 더 이상 가망없이 두려움에 직면해 말이 없을 때 조차도 너의 작은 소리는 전세계를 움직일 것이다   나는 간절히 바란다 절망 속에서 피어난 꽃, 멈추지 않고 타오르는 너 그런 너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빈다 네가 그것들을 이루었기에 너의 후손도 그 뒤를 따르며 스러져 갈것이지만 모두가 그저 너를 전쟁 속 희생자 1로 기억할지라도 내가 너를 기억할 것이다 그 기억속 당신이 다시 세상을 뒤흔들 때까지 너는 죽지 않는다

  • 黎明
  •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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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국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반갑습니다. 시 잘 읽었어요. 어둠을 빛이라 판단하는 것은 좋았지만 그런 생각이 새로운 것은 아니라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거예요. 이 시에서는 아직 보이는 것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그건 시가 전부 화자의 관념적 진술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의문형 종결어미를 사용한 것도 어둠을 감각하는 화자를 보여주기보다는 그저 지금의 상황에 의문을 품고 있을 뿐이라서 사유의 확장을 불러오지 못하고요. “빛이 모든 것을 삼켜버린” 상황에 대한 묘사를 통해 그것을 전복시킬 만한 이미지로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꽃의 잎사귀”에 닿는 빛과 어둠을 세밀하게 상상해 보면서 시를 퇴고해보았으면 하네요.

    • 2020-06-29 20:01:37
    이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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